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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길
사도행전 20:17~27
에베소는 바울이 두 번째 전도여행에서 고린도에 일 년 육 개월을 머물며 복음을 전한 후에 에베소에 들렸습니다. 에베소의 유대인들은 바울에게 더 머물기를 청하였으나 바울은 ‘하나님의 뜻이면 다시 돌아오겠다’(18:19)며 예루살렘을 향해 떠났습니다. 그 후 바울은 세 번째 전도여행에서 다시 에베소에 들려 요한의 세례만 알던 그들에게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석 달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였습니다. 하지만 복음을 거부하는 이들로 인하여 바울은 두란노서원에서 따로 강론하기를 두 해 동안 하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바울을 통하여 성령의 능력이 나타났고 많은 사람이 복음을 듣고 회개하였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능력있게 퍼졌고 점점 힘을 떨쳤습니다(19:1~20). 다산과 풍요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늪에 오랫동안 빠졌던 에베소와 에베소 사람들은 바울에 의하여 비로소 상식의 도시의 도시가 되었고 보편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복음의 씨앗이 떨어지는 곳에 놀랍고 특별한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미신과 욕망과 죄에 덮혔던 왜곡된 일상이 정상으로 회복하는 일이 생깁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본연의 모습을 회복합니다.
이 무렵 아볼로가 목회하고 있는 에게해 건너편의 고린도 교회에서 들리는 소식이 매우 비관적이었습니다. 아볼로는 성경에 능통하였으나 교회 안에 발생한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파, 그리스도파 등 파당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었고 여러 가지 신학 문제가 얽혀있어서 바울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쓴 바울의 편지가 고린도서입니다(고전 16:8).
바울은 에베소를 떠나 밀레도에서 복음 활동을 하다가 다시 길을 떠날 채비를 하였습니다. 이번 길은 예루살렘을 향한 길입니다. 이 길은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려고 예루살렘을 향하는 것처럼 바울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비장한 자세로 에베소의 장로들을 불렀습니다. 그간의 목회적 소회와 목양의 부탁을 하고자 합니다. 알 수 없는 길을 떠나는 마음이 애잔합니다.
“보십시오.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입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 내게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20:22)
주님, 전도자의 삶이란 예측할 수 없는 길을 걷는 일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예측 가능하고 안전한 길을 걷고자 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복음은 동력을 잃고 있습니다. 다시 힘주시기를 빕니다.
2024. 6. 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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