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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과 염려 앞에서
사도행전 20:28~38
“할아버지, 왜 구멍 하나에 콩알을 세 개씩 넣으세요?” 농부 할아버지가 밭이랑에 구멍을 파고 콩을 세 알씩 심고 있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던 어린 손자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하나는 하늘의 새가 먹고, 다른 하나는 땅에 사는 벌레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사람이 먹을 수 있단다.” 이어령 선생이 《생명이 자본이다》(마로니에북스, 2013)를 통하여 현대인에게 주는 가르침입니다. 세 개를 심어 두 개를 잃고 하나를 거두어도 만족하는 농부의 지혜와 해학이 득도의 경지에 이른 도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땅과 가까운 자가 하늘하고도 가까운 법입니다.
“내가 떠난 뒤에, 사나운 이리들이 여러분 가운데로 들어와서, 양 떼를 마구 해하리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20:29)
세상에는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몰라서 속수무책이 아니라 알면서도 대책이 없는 경우가 인간사에는 많습니다. 바울이 에베소를 떠난 후 에베소교회에 임할 문제를 바울은 예견하였습니다. 에베소는 아시아의 관문이었습니다. 물동량은 물론 이동 인구도 많았습니다. 욕망과 쾌락이 어울리는 도시였습니다. 이런 도시에 바울은 2차 전도 여행 때에 잠시 들려 복음을 전했고, 3차 전도 여행 때에는 3년이나 머물며 교회를 세웠습니다. 많은 유대인들이 돌아왔고 이방인들도 입교하여 아시아 제1의 교회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부재중인 에베소교회가 처할 형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어그러진 가르침으로 제자들을 이탈시키는 이들이 생길 것을 염려합니다. 그러나 바울의 걱정과 염려가 에베소교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에베소교회는 바울의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예루살렘으로 알 수 없는 길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바울은 주님을 신뢰하며 에베소교회를 주님께 맡깁니다.
“나는 이제 하나님과 그의 은혜로운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여러분을 튼튼히 세울 수 있고, 거룩하게 된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유업을 차지하게 할 수 있습니다.”(20:32)
주님, 저희는 교회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지나쳐 교회에 상처를 입히거나 망가뜨릴 수도 있습니다. 잘한다고 한 일이 도리어 교회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거룩한 유업을 잇는 믿음과 지혜에 이르게 하여주십시오.
2024. 6. 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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