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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과 상식의 힘
사도행전 28:1~15
고난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은 인류 보편가치에 잇닿은 일입니다. 지위가 높거나 공부를 많이 하거나 돈이 많은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해야 하는 일입니다. 전쟁이나 재해로 절망에 내몰려 희망을 가늠할 수 없는 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보호하는 일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해야 할 마땅한 일입니다. 성경의 가르침 역시 이에 터해 있습니다. 기독교 가치관이라는 게 아주 특별하거나 너무 거룩해서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다른 세계의 가치관이 아니라 너무 평범하고 일반적이어서 누구나 놓치기 쉬운 것들입니다. 하나님은 “고아와 과부를 공정하게 재판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셔서 그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신 10:18). 성경이 가르치고 지향하는 바는 매우 특별하여서 보통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따를 수 있는 보편과 상식에 터한 가르침입니다. 하나님 나라란 보편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입니다.
“육지에 무사히 오른 우리는 그곳이 멜리데라는 섬인 것을 알았다. 그 섬 사람들은 우리를 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때마침 비가 내리고 날씨가 추워졌기 때문에 그들은 불을 피워놓고 우리를 맞아주었다.”(28:1~2)
멜리데 사람들이 난파한 배에서 구사일생으로 헤엄쳐 나온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정겹고 아름답습니다. 그들은 3개월간 바울 일행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고 바울 역시 섬 주민들에게 주님의 은총을 나누었습니다. 이런 일은 성경에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아 간도에 흩어져 살던 동포들이 고국을 찾아 수만리를 걸어 압록강을 건너올 때 의주 사람들은 강둑으로 몰려와 비록 보리밥이나마 난민들을 위하여 도시락을 만들어 나왔습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때 전라도 진도 사람들은 섬까지 피난 온 동포들에게 먹일 고구마와 감자를 삶아 부두로 나왔고 기꺼이 자기 집 방 한 칸을 가련한 난민들에게 비워주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지독하게 가난하였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절망의 전운이 감돌았으나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보편과 상식의 힘입니다.
주님, 오늘 인류가 씨름하는 문제를 푸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보편과 상식을 갖춘 멜리데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에서 계속되는 전쟁을 멈출 용기를 인류에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2024, 6. 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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