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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설연화
산악인 엄홍길은 1999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 재도전했습니다. 다섯 번째 도전이었습니다. 그동안 4번의 쓴잔을 마시면서 그는 산악인 지현옥에게 동행하자는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 등정에서 지현옥은 그만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됩니다.
엄홍길은 지현옥을 설연화(雪蓮花)에 비유했습니다. 해발 고도가 5000m를 넘기면 나무와 풀이 자라지 못하는데 설연화는 해발 6000m에서도 꽃을 피웁니다. 생명이 살 수 없는 추운 곳에서 찬란한 꽃을 피우는 설연화는 실로 지현옥을 닮았습니다. 히말라야는 견딜 수 없이 추운 곳이지만 산을 향한 사랑 때문에 추위를 견디며 다시 산을 향하는 지현옥의 마음이 마치 추운 곳에서 꽃을 피우는 설연화 같습니다. 지현옥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등반을 하다가 죽는다 해도 그 이상 행복한 게 어디 있을까요.”
산에 대한 그의 순수한 사랑 앞에 숙연해집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생명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추운 곳에서 믿음의 꽃을 찬란하게 피우며 살고 싶습니다.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설연화처럼 살고 싶습니다.
박지웅 목사(내수동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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