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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상편지] 오해

무엇이든 솔로몬............... 조회 수 602 추천 수 0 2002.04.11 09:18:56
.........






석규씨는 중학교 다니는 아들의 생일 선물을 들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도중에 그는 길을 건너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육교로 올라갔다...
그때 그의 앞에 술에 취한 어떤 노인이 곡예를 하듯 육교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난간을 잡고 간신히 올라가는 노인의 모습이 너무 불안해 보였다..
만일 한 걸음만 잘못 디디면 노인은 큰 변을 당할 게 틀림없었다..
석규씨는 얼른 노인에게로 다가갔다.

할아버지, 조심하셔야 돼요. 여기서 넘어지시면 큰일나요.

..........

고개도 못 가눌 정도로 술에 취한 노인은 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석규씨는 노인을 부축했지만 술에 취한 사람을 부축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였다.
더욱이 그의 한 손엔 아들에게 줄 선물까지 들려 있었다.
간신히 육교의 계단을 올라가기는 했지만 내려가는 일이 더 난감했다.
노인은 이제 해면처럼 풀어진 몸을 석규씨에게 전부 의지하고 있었다.

그는 노인의 팔을 자신의 목에 감고 한 걸을 한 걸음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 왔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노인의 주머니에 들어 있던 지갑이 계단으로 떨어졌다.
석규씨는 매우 난감했다.
허리를 숙여 지갑을 주워보려 했지만
노인을 부축한 채로는 불가능했다.
그는 앞서 걸어가고 있는 학생에게 도움을 청했다.

학생, 나 좀 도와줘.학생!

차림새가 불량해 보이는 학생은 그의 말을 못 들은척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는 더 큰 목소리로 학생을 불렀다.

학생........여기 지갑좀 주워줘...내가 주울수가 없어서 그래

이번에는 잠깐 얼굴을 돌렸지만 학생은 이내 다시 앞을 보며 관심없다는 듯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날카로운 눈매에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이었던 학생이 그는
욕이라도 해주고 싶을 만큼 괘씸했다.
다행히 뒤에 오던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떨어진 지갑을 주울 수 있었고,
노인도 무사히 육교를 건너 왔지만 석규씨의 마음은 개운치 않았다.

일요일 오후 아들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아들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 왔다.

안녕하세요?

그래. 어서들 와라, 이렇게들 와줘서 고맙구나.

석규씨와 그의 아내는 친구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아들의 친구들 중 한명이 지난밤 집 앞 육교에서 보았던 바로 그 아이였던 것이다.
그 아이는 석규씨를 보자 표정이 굳어졌다.
그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아이를 잠시 바라보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날밤 석규씨는 아들의 방으로 갔다.

영민아, 오늘 집에 온 친구들 다 같은 반이니?

같은반 아이도 있고 학교가 다른 아이도 있어요. 왜요?

아니, 우리 영민이가 어떤 친구들하고 지내나 궁금해서...
사람은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거든, 친구 잘못 사귀면 착한 사람도
결국은 잘못된 길로 빠지고 말아.

아빠, 제 친구들 모두 착해요, 공부도 잘하구요.

그래? 근데 말야 제일 나중에 온 친구는 어때?

그는 육교에서 아무 말 없이 가버렸던 아이에 대해서 넌지시 물었다.

재석이여?? 걔가 공부 제일 잘해여..

세상을 사는 데 공부 잘하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사람 됨됨이가 착해야쥐.

아빠. 재석이 정말 착해요.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르는 거야.

석규씨는 당장이라도 지난밤의 일을 아들에게 알려주어
그런 친구는 가까이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친구 문제때문에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재석이라는 애, 지금 너하고 같은 반이니?

아니오. 다른 학교 다녀요.
근데 아빠, 재석이 너무 불쌍해요.
요 아래 육교 건너편에 사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새벽마다 신문을 돌리거든요.
게다가 어릴때 사고로 청각을 잃어서 들을 수가 없대요.
사람들이 말하는 입 모양을 보고 겨우 알아 듣거든요.

석규씨는 그제야자신이 도움을 청했을때 아이가
그냥 가버린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러자 낮에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아이에게
상처를 준 일이 너무나 부끄러워 졌다.

진실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껏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옳고 그름을 말해왔다.
두 눈 부릅뜨고 세상을 살아가지만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작은 것인가...


외모로만 따지는 우리 세상...겉모습으로만 판단하려는 사람들....
언제쯤이면 진실을 알아주는 사회가 올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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