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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국
예레미야 46:31~28
국제 사회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힘을 가진 국가를 패권국이라고 합니다. 패권국 개념은 근대 국가 개념이 구체화되면서 등장하였습니다. 16세기에는 에스파냐가 패권국이었고 17세기에는 네덜란드, 18~19세기에는 영국이 패권국이었습니다. 20세기 냉전이 종식되어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세계는 미국 중심의 질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자신감을 얻자 이제 미국의 자리를 넘보고 있는데 2035년을 그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힘이 지배하는 국제 사회에서 패권국의 지위는 국제 규범과 법을 초월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영원한 우방은 없습니다. 물론 영원한 적도 없습니다. 서로의 이해득실과 힘의 향방에 따라 어제의 적이 오늘은 친구가 되기도 하고,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총구를 겨누는 원수가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힘이 약한 나라일수록 패권국의 우산 아래에서 안정 보장받기를 원합니다.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이런 악순환을 탈피하려면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가치와 평화의 질서가 존중받는 세상이 되게 하여야 합니다. 그런 세상을 성경은 하나님의 나라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란 정의롭고 평화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의지가 존중되고 실현되는 세상입니다. 힘이 약해도 굴욕을 느끼지 않고, 강한 힘을 가졌다고 으스대지 않는 세상은 아련합니다. 세상의 작동 원리가 힘이 아니라 정의와 평화인 세상을 우리는 꿈꿉니다.
예레미야가 활동하던 고대 근동의 국제 정서는 아시리아의 몰락과 신흥 바빌로니아의 등장, 그리고 패권을 이어가려는 이집트의 속셈이 맞물려 복잡한 양상을 띄었습니다. 아시리아의 몰락을 예견한 이집트는 지중해 동안에 세력을 확장하였고 크고 작은 나라들이 이집트의 질서에 나라의 운명을 맡겼습니다. 그러나 이집트는 주변 나라를 지켜주지 못하였습니다. 친이집트 외교를 통해 국가의 운명을 보존하려는 지중해 동안의 나라들은 바빌로니아에 의해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유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다의 여호야김 왕은 이집트를 의지하여 바빌로니아를 배반하였습니다. 이 일로 바빌로니아 군대가 예루살렘을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하였습니다. 오늘 한반도가 미국이나 러시아의 힘에 편승해 나라를 보존하려는 모습이 유다와 같을까 걱정입니다.
주님,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평화가 실현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힘이 정의가 되는 세상이 아니라 정의가 힘이 되는 세상을 주십시오.
2024. 8. 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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