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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붉은 꽃은 없다
예레미야 50:21~32
힘으로 주변 나라를 사냥하였던 바빌로니아가 이제는 사냥당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힘의 특혜를 누리던 이들은 힘의 폐해도 경험합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권세도 다할 때가 있고 기세 좋던 국운도 진할 때가 옵니다. 엄동설한의 두꺼운 얼음장도 녹을 때가 있고, 한여름 삼복염천도 식을 때가 옵니다. 한때 힘 자랑을 하면서 오만하였으니 자업자득입니다. 50년도 되지 않아 이루어진 일이니 무상합니다.
“완전히 진멸시켜라. 그 나라에 아무것도 남겨 놓지 말아라. 황소 같은 자들을 모조리 쳐죽여라. 그들을 도살장으로 데려가거라. 그들에게 화가 미쳤다. 그들의 날, 그들이 벌 받을 때가 닥쳐왔기 때문이다.”(50:26b~27)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유다를 비롯하여 이집트, 모압, 암몬, 에돔 등 고대 근동의 여러 나라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가 되었던 바빌로니아의 처지가 딱합니다. 만일 그들이 그 힘을 의롭고 정직하게 사용하였다면 이런 처지가 되었을까요? 바빌로니아에게힘이 주어지고 어떤 역할이 위임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공평한 세상을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읽고 성실히 수행하였어야 합니다. 바빌로니아가 하나님의 역사에 쓰임받은 일은 그들이 의롭고 선해서가 아닙니다.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섭리였을 뿐입니다. 우리가 조심할 부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어쩌다 성공의 자리에 이르고, 어쩌다 명예를 얻고, 어쩌다 득의 하는 듯할 때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 잘난 탓으로 오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힘을 획득한 이들의 구역질 나는 권력 만행에 욕지기가 치솟습니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무한대하게 관대한 내로남불이 양아치보다 더합니다. 시민을 위하고, 특히 연약하고 위태로운 지경에 처한 사회적 약자는 팽개치고 부자와 기득권자를 위해 존재하는 듯한 이 정치권력도 끝내 종말을 고할 때가 있습니다. 평화와 공의의 사명은 방기하고 뒤틀린 역사를 방치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부채질하는 권력, 삼복더위에 개털 모자를 쓴 듯 행동하던 이들은 반드시 의로운 심판대 앞에 설 것입니다. 십 년 세도 없고, 열흘 붉은 꽃은 없습니다.
주님, 힘을 자랑하여 제 맘대로 휘두르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도전이자 종말을 재촉하는 일입니다. 오만한 자들을 벌하여 주십시오. 평화와 정의를 위한 리더십을 세워 주십시오.
2024. 8. 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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