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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종교
열왕기하 2:15~25
우리는 흔히 세상 모든 일을 좌지우지하는 힘이 정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권재민의 현대사회에서도 정치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정치는 인류 공동체가 평화와 정의의 질서를 유지하는 일에 매우 유용한 기능을 합니다. 좋은 정치는 좋은 세상을 앞당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정치가 인류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지는 않습니다. 정치는 만능이 아닙니다. 정치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닙니다. 사실 정치가 할 수 있는 것 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런 영역은 사회 일반에서 감당합니다. 특히 종교의 역할이 큽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 매우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므리 왕조의 악한 왕 아합이 죽고, 그의 아들 아하시야가 왕이 되었지만,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회복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아하시야에게 아들이 없어서 그의 형제 여호람(요람)이 왕이 되었습니다(1:17). 아합 시대에 호기롭던 이스라엘의 국운이 흔들리는 시점입니다. 결국 여호람은 오므리 왕조 종말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왕하 8:28~29, 9:7, 24~26). 이런 무렵에 이스라엘의 상징적 종교 지도자 엘리야도 부재하였습니다. 다행히 엘리야의 정신과 사역은 엘리사에게 이어졌습니다.
“그 때에 여리고에서부터 따라 온 예언자 수련생들이 강 건너에서 이 광경을 보고는 "엘리야의 능력이 엘리사 위에 내렸다" 하고 말하면서, 엘리사를 맞으러 나와, 땅에 엎드려 절을 하였다.”(2:15)
정치는 부패하고 무능하더라도 종교는 건재하고 신실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에 희망을 이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정치도 반듯하고 종교도 거룩하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리 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근래에 이 땅의 정치는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평화의 기능도 못하고, 정의를 세우지도 못합니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염치도 없습니다. 그런데 종교는 건강한가요? 교회는 거룩한가요? 사돈 남 말 하는 것 같아 송구합니다.
주님, 저희는 선한 정치 기능이 회복되고 복원되어서 우리 사회의 반목과 대립이 조화와 타협에 이르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남북의 정치가 활성화되어서 적대적 공생관계를 끊고 평화적 공생시대가 열리기를 오매불망 기대합니다. 하지만 반민족적 정치이념과 수준 이하의 리더십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좋은 정치지도자를 희망합니다. 더 나아가 좋은 종교 지도자를 갈구합니다.
2024. 9. 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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