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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다
열왕기하 6:24~7:2
엘리사를 없애려는 시리아의 시도는 빗나갔습니다. 군사를 동원하여 엘리사가 머무는 도단성을 포위하였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을 멀게 하므로 그들은 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에 당도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왕은 뜻밖의 호기라고 생각하여 그들을 응징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엘리사는 그들을 잘 대접하여 보내라고 하였습니다. 엘리사의 말대로 이스라엘 왕은 큰 잔치를 베풀어 시리아 군사들을 잘 대접하여 보냈습니다. 전쟁사에 보기 드문 일입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 그후 시리아는 다시 이스라엘 땅을 침략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한반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악을 악으로 대하는 일은 뫼비우스 띠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복수를 가져옵니다. 이 악순환을 중단하려면 누군가는 악을 선으로 대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일은 첨예하게 손해와 이익이 양분되고 득실을 따지는 사회 일반 영역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적어도 땅에 살면서도 땅의 가치에 매이지 않는 질서를 추구하는 종교 영역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진 바울은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하게 지내십시오.”(롬 12:17~18) 권면하였습니다. 원수 갚는 일을 하나님께 맡기고, 원수가 주릴 때에 먹을 것을 주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자세야말로 지고의 선입니다.
하지만 기억은 흐려지고 인간의 욕망은 늘 꿈틀거립니다. 시리아의 왕 벤하닷이 군대를 일으켜 사마리아를 포위하였습니다. 그 상태가 얼마나 심각하였는지 사마리아성에는 자식을 삶아 먹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이를 안 왕이 기가 막혀 옷을 찢고 베옷을 입기까지 하였습니다. 한 마디로 왕의 무능입니다. 그런데도 왕은 이런 현실에 대한 화풀이 상대로 엘리사를 지목하였습니다. 스스로의 분을 참지 못해 찾아온 왕에게 엘리사가 말했습니다. “내일 이맘때 쯤에 사마리아 성문 어귀에서 고운 밀가루 한 스아를 한 세겔에 사고, 보리 두 스아를 한 세겔에 살 수 있을 것이다”(7:1)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왕의 한 장관이 이를 불가능하다고 비웃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이에게는 은총을 누리지 못하게 하십니다.
주님, 선으로 악을 이기는 믿음이 저희에게 절실합니다. 은총을 눈으로는 보고도 그것을 체현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은총에서 배제되지 않는 믿음 갖기를 빕니다. 다.
2024. 9. 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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