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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
열왕기하 20:12~21
히스기야가 아프다는 소식이 바빌로니아에까지 들렸던 모양입니다. 바빌로니아의 왕 브로닥발라단이 위문사절단 편에 친서와 예물을 보냈습니다. 아시리아의 팽창에 두려움을 느껴 유다와 연합하려는 속셈입니다. 여전히 아시리아가 맹위를 떨치는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바빌로니아는 전통적으로 세계 문명을 주도하는 메소포타미아에 터를 잡고 있었고 얼마 가지 않아 세계를 호령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위문사절단이 오자 병에서 나은 히스기야가 반색을 하며 맞았습니다. 오늘의 우리라도 대통령이 병들었을 때 패권국 미국이 대규모 위문사절단을 보낸다면 대통령의 기분이 좋아 우쭐할 것은 자명합니다. 이때 히스기야는 해서는 안될 일, 도를 넘는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
“히스기야는 그들을 반가이 맞아들이고, 보물 창고에 있는 은과 금과 향료와 향유와 무기고와 창고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그들에게 다 보여 주었다. 히스기야는 그들에게 궁궐과 나라 안에 있는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보여 주었다.”(20:13)
히스기야가 자랑할 것은 ‘하나님’이었습니다. 왕의 창고에 있는 금은보화가 아니었습니다. 유다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히브리 백성을 이집트의 억압에서 탈출시켜 구원하시고 광야 생활을 통하여 거룩한 백성이 되게 인도하신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이 유다의 자산이자 국방력이고 자랑입니다. 하나님을 자랑하는 것은 아무리 하여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믿음 좋고 기도하는 왕, 유다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왕 히스기야(18:5)가 이런 큰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의아합니다. 다만 우리는 히스기야의 그런 모습에서 자랑과 교만은 누구라도 빠질 수 있다는 경종의 교훈을 받습니다. 조심하여야 합니다. 보물창고 보다 기도의 골방을 자랑하여야 합니다.
히스기야의 실수는 오늘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언젠가부터 교인들의 간증은 대개가 세속적 부요와 성공과 건강이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목사와 선교사들도 지경의 확장과 부흥과 성공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하므로 우리는 스스로 실패자의 길을 걸으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부끄럽게 만들고, 고난의 길을 걸은 사도들은 비참하게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자랑합니까?
주님, 지도자의 한 번 실수가 나라 운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겸손하고 속이 깊은 지도자를 기도합니다. 우리의 자랑은 오직 주님입니다.
2024. 10. 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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