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
구하여 주지도 못할 나라
예레미야 애가 4:11~22
한 나라의 부국 강성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런 힘도 필요합니다만 그보다 우선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김구 선생은 모든 힘 가운데 문화의 힘이 으뜸이라며 문화 융성을 강조하였고 도산 안창호는 정직과 진실과 지성에 근거한 도덕성이야말로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방력이 약해서 나라가 무너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문화와 도덕성의 결여로 무너지는 나라가 더 많습니다.
유다의 부국 강성은 하나님을 바라봄에 달렸습니다. 군사를 증원하고 첨단무기를 구입하고, 주변 열강들과 군사 동맹을 튼튼히 하여야 나라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근본인 하나님을 향한 신앙이 바로 설 때 부국강성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하지만 유다는 민감한 정세에 이리저리 휩쓸렸습니다.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사이를 오가며 줄타기 외교를 하느라 애가 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시인은 담담하게 말합니다.
“우리를 도와줄 사람을, 우리가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으나, 허사였다. 우리를 구하여 주지도 못할 나라를, 우리는 헛되이 바라보고만 있었다.”(4:17)
오늘 우리도 주변 열강의 힘을 이용하여 우리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제는 중국과 밀접하지만 안보는 미국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가 늘 불안합니다. 남한은 미국과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세계 군사력 1~3위의 미국과 중국, 러시아, 그리고 5위의 한국, 8위의 일본, 36위의 북한이 총구를 마주대고 있어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첨예한 상태입니다. 사실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나라들이 우리의 영원한 우방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한반도가 그들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천사의 나라가 아닙니다. 한반도 주변의 열강들은 한반도를 적절하게 관리하여 자국의 이익에 유리하게 쓰려고 합니다.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것보다 적대감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태가 자국의 이익에 훨씬 유리합니다. 건강한 도덕성을 함양하고 문화의 기치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한 때입니다.
주님, 유다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사이를 갈팡질팡하였듯 오늘 한반도의 정국도 그렇습니다. 예레미야 애가 저자의 심정을 되새겨 우리의 힘이 되시는 주님만 의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24. 10. 26 토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