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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어른
예레미야 애가 5:1~10
“우리 물인데도 돈을 내야 마시고, 우리 나무인데도 값을 치러야 가져 옵니다.”(5:4)
유다의 형편이 참 딱합니다. 자기 것인데 돈을 내고 구해야 하는 형편이 유다의 현실입니다. 지도자의 무능 때문입니다. 왕은 철학도 없고 능력도 모자라고 미래를 예견하지도 못했습니다. 역사적 안목도 없었으며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우상과 미신과 열강을 의지하였습니다. 어쩌다 얻은 권력이지만 그 자리가 얼마나 무겁고 중요한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허둥지둥 대다가 나라를 망가뜨리고 말았습니다. 무책임하고 뻔뻔했습니다. 지도자의 잘못인데 그 고통은 온 백성이 겪어야 한다는 점이 더 슬픕니다. 저 옛날 유다 왕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나라 이야기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조상들이 죄를 지었으나, 이제 그들은 가고 없고, 우리가 조상들의 죄를 짊어지고 있습니다.”(5:7)
무능력한 기성세대가 남겨놓은 죄과는 고스란히 후손들의 것이 되었습니다. 마땅히 기성세대는 미래세대의 발돋움이 되어야 하고 디딤돌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무지와 무딘 분별력은 도리어 자손들의 짐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 멋진 미래를 열어야 할 세대들에게 족쇄를 채우고 말았습니다. 생태계의 파괴가 현실이 되고 있고, 열강의 무력 다툼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반도 역시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군사력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사소한 불씨 하나가 확전될 수 있는 위기입니다. 어른들이 만든 세상입니다. 기후와 전쟁과 가치관의 위기 속에서 기성세대는 어린 세대보다 더 철이 없습니다. 그런 이들이 오늘도 세상을 주물럭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미래 세대의 영역은 비좁아지고 의지는 꺽여 주눅 듭니다. 딱하고 한심합니다.
“종들이 우리의 통치자가 되었습니다. 그들 손에서 우리를 구해 줄 이가 없습니다.”(5:8)
희망이 없습니다. 전에는 얕보던 이들이 이제 주인행세를 하며 거들먹거립니다. 눈이 시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수치는 지도자를 잘못 만난 백성의 몫입니다.
주님, 이 시대의 철없는 어른들 시대가 속히 지나가도록 세월을 빨리 돌려주십시오. 추하고 무능한 기성세대가 싫습니다.
2024. 10. 27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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