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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디모데후서 1:1~8
디모데에게 보내는 두 번째 편지는 앞의 편지와 상황이 많이 달랐습니다. 첫 번째 편지를 쓸 때 바울은 비록 로마의 죄수 신분에 있었으나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찾아오는 이들을 만나 대화할 수 있었고 복음 진리를 전하는 자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편지를 쓸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주후 60년대 중후반이라고 추측하는데 이때는 폭군인 로마 황제 네로가 집권하는 때였습니다. 그는 로마 시내에 불을 지르고 그리스도인을 희생양 삼은 자입니다. 그가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전하는 평화의 인사 “예수 우리 주께로부터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절실한 때였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한 듯합니다. 그래서 이 편지는 그의 유언과도 같습니다. 피로 쓴 편지를 받은 디모데 역시 이를 감지하였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마지막은 옵니다. 그때 피를 찍어 쓴 편지를 전할 사람이 있는지를 자문합니다. 바울에게 디모데가 있었듯 내게는 과연 어떤 믿음의 후배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합니다.
“나는 그대 속에 있는 거짓 없는 믿음을 기억합니다. 그 믿음은 먼저 그대의 외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 속에 깃들여 있었는데, 그것이 그대 속에도 깃들여 있음을 나는 확신합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그대를 일깨워서, 그대가, 나의 안수로 말미암아, 그대 속에 간직하고 있는 하나님의 은사에 다시 불을 붙이게 하려고 합니다.”(1:5~6)
디모데를 생각하는 바울의 마음이 특심합니다. 디모데의 믿음과 삶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가정사에 내재된 좋은 전통에 의합니다. 가정에 스며있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좋은 사람을 만듭니다. 가정이 이야기 공장이 되면 디모데같은 지도자가 만들어집니다. 가정에 이야기가 메마르면 훌륭한 인재의 등장은 요원해지고 맙니다. 그런 바탕을 가진 디모데에게 바울은 사명의 불을 붙여주었습니다. 아, 선배란, 스승이란 이런 존재입니다. 이미 착한 품성과 좋은 믿음을 간직한 디모데에게 불을 붙여주는 역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능력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1:7)
주님, 바울은 로마의 감옥에 갇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신세에 처하였지만 당당했습니다. 그 당당함을 디모데에게도 요구합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사는 존재입니다.
2024. 11. 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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