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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성공이란…
디모데후서 4:9~22
주님, 사람들은 인생의 성공과 승리를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힘을 가졌을 때를 ‘성공’이라고 표현합니다. 정치권력을 장악하거나 돈을 많이 번 경우, 아니면 학문의 금자탑을 쌓거나 유명 인사가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에서 이기거나 유명한 상을 받으면 축하와 환호가 쏟아집니다. 그 자리에 이르기 위해 쏟은 피와 땀이 많을수록 기쁨과 성취감이 큽니다. 그런데 세상을 이만큼 살아보니 정직한 땀의 결과로 승리를 거머쥐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많이 봅니다. 도리어 협작과 배반과 술수로 성공을 거머쥐는 경우들을 많이 봅니다. 남을 속여 돈을 가로채고, 거짓말을 예사로 하여 명예를 얻고,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한 이들이 성공의 자리를 차지하고 자랑질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성공은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에게 주어지기보다 악랄하고 요사스러운 이들이 강탈합니다. 한 사람의 성공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있습니다. 그래서 의롭고 착한 이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악한 이들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의로운 이들은 푸대접받거나 누명을 쓰고 삽니다. ‘꿩 잡는 게 매’라는 사고방식이 팽배해지면 인류 공동체는 불행해집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고 합니다. 부탁인지 명령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외로운 인생 말년에 처한 노 사도는 디모데가 그리웠습니다. 로마의 감옥에 갇혀서 죽음이 임박함을 느낀 바울은 디모데가 보고 싶었습니다. 이즈음에 문득 깨달음이 옵니다. 아, 인생이란 동지를 만드는 일이고, 인생의 성공이란 죽음 앞에 서는 순간이라도 부를만한 사람을 갖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함석헌의 <그 한 사람을 가졌는가>가 생각납니다. 문제는 ‘나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이고, ‘내가 부를 때 한달음에 달려올 사람이 있을까’입니다.
주님, 사람을 갖는 일이 성공이지요? 바울에게 디모데는 ‘성공’의 증표가 맞지요? 돈이나 권력이나 명예가 아니지요? 그것들은 사람을 구하는 방법의 하나일 뿐입니다.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처음의 마음가짐이며, 과정의 순수함입니다. 성공을 결과로 생각하는 이들에 의하여 오늘 이 세상이 더럽혀지고 있습니다.
주님, 송구하나마 디모데같은 벗을 꿈꿉니다. 2024. 11. 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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