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
땅을 더럽히지 말아야…
아모스 9:1~15
하나님은 이집트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던 히브리인들을 출애굽시켰습니다. 소수 특권층의 행복을 위하여 다수의 백성이 불행해지는 질서에 대한 하나님의 단호한 응징입니다. 히브리백성은 그런 하나님의 성품에 의해 선택받은 한 백성이지 유일한 백성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하나님, 남의 불행이 터 위에 자기 행복을 쌓는 일에 분노하시는 하나님께서 히브리인의 가나안 침략을 허락하셨습니다. 아니 허락이 아니라 명령하셨습니다. 그때 가나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들을 힘으로 몰아냈습니다. 사랑과 긍휼과 공평의 하나님, 이기적인 자기만족을 위하여 남을 불행하게 하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시는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이 두 사건은 모순처럼 모입니다. 비판적 성경읽기가 익숙하지 않아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다가 출애굽 사건과 가나안 침략은 주제와 맥락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나안 침략은 땅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그 땅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이들이 땅을 더럽히면 땅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땅의 사용자를 바꾸신다는 점이 ‘가나안 진입’ 사건의 주제입니다. 땅의 주인은 그 땅이 공평과 정의의 땅이 되기를 원하는데 사용자들이 이를 역행하여 탐욕과 분쟁과 증오를 일삼으면 반드시 땅의 사용자를 바꾸십니다. 누구라도 예외가 없습니다. 지금 이스라엘이 심판에 직면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오늘 이 땅에서 자유와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의지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터를 잡고 있는 이 땅이 증오와 차별과 탐욕으로 오염되면 하나님은 임차인을 바꾸십니다. 인류 역사가 그렇게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나 주 하나님이 죄지은 이 나라 이스라엘을 지켜보고 있다. 이 나라를 내가 땅 위에서 멸하겠다.”(9:8)
하지만 사랑과 긍휼은 하나님의 변함없는 속성입니다. 인류의 희망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 주님을 신뢰하며 찬양합니다.
“내가 이 백성을 그들이 살아갈 땅에 심어서, 내가 그들에게 준 이 땅에서 다시는 뿌리가 뽑히지 않게 하겠다.”(9:15)
2024. 12. 15 주일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