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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안에 꿈이 있는 사람은 늘 청춘이다”

6일 별세한 ‘벽안의 성자’ 대천덕 신부가 평소 즐겨 하던 말이다. 그의 삶은 늘 새로운 꿈에 대한 도전 그 자체였다. 선교사의 아들로 중국에서 자랐던 어린시절이나,노동운동과 흑인해방운동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20대,한국의 산골짜기에 오두막을 짓고 공동체운동을 시작했던 때도 그는 꿈으로 가득찬 젊은이였다.

대신부는 1918년 1월19일 중국 산둥성 지난(濟南)에서 중국 선교사 토레이 2세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린시절 중국인들의 가난을 목격하면서 크리스천이 사회문제를 외면할 수 없음을 절감했다. 한국과의 첫 만남은 10대 시절 베이징의 미국인 학교에 다니다 15세 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평양으로 와 2년간 머무른 때였다. 대신부는 자서전에서 “평양의 선교사와 교사들에게서 진정한 성령의 교제를 경험했다”고 그때를 회고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회주의에 열광했다고 회고했다. 미국의 데이비슨대와 베이징 옌징대를 거쳐 프린스턴,하버드 등 7개 대학과 영국 성어거스틴대학원에서 수학할 때도 마오쩌둥과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대학을 졸업한 42년 선원조합 활동을 시작한 그는 그 후로도 건축기사노조활동,흑인해방운동 등 사회운동의 최전선에 자신을 내던졌다. 46년 사제서품을 받은 그는 동료 사회운동가들을 하나님께 인도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한 명도 인도하지 못했다. 이 시절의 경험은 그에게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신앙을 조화시킬 수 없는가”라는 질문을 갖게 했다.

그가 한국에 돌아온 것은 57년이었다. 현 성공회대 전신인 성미가엘 신학원을 재건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한국에서 그는 대천덕,그의 부인 그레이스 제인 토레이 여사는 현재인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얻었다. 63년 그는 신학교를 떠나 평신도들과 같은 위치에서 사역할 것을 결심한다. 그는 65년 강원도 태백의 산골짜기로 들어간다. 예수원이라는 공동체운동의 시작이었다.

대천덕 신부는 생전에 “한 번도 외부에 돈을 달라고 요청한 적 없었고,돈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말한 적 없었는데 하나님은 항상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셨다. 우리와 함께 일할 사람도 끊임없이 보내주셨다”고 간증했었다.

예수원의 기본 일과는 ‘노동이 기도요,기도가 노동’이라는 성(聖)베네딕 수사장의 가르침에 근거해 하루 세 차례의 예배와 노동을 주축으로 이뤄져왔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그는 평소 아침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6시부터는 예수원 식구들과 공동예배를 드린 뒤 토스트로 아침 식사를 하고 사무실에서 설교 준비와 편지쓰기,글정리 등의 일을 했다.

예수원의 정해진 일과를 마치고 나면 9시부터 10시까지 개인 중보기도 시간을 가졌다. 그의 기도 파일에는 항상 사람들의 사진과 기도 제목으로 가득했다. 예수원내 그의 침실은 겨우 두 사람이 들어가 누우면 그만일 정도로 초라했지만 매년 1000통 이상의 상담편지를 받았고 1만명 이상의 사람이 그를 보기 위해 예수원을 찾았다.

예수원은 신학의 실험실로 불린다. 대신부는 늘 “신학이 대학의 강단과 연구실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원도 산골에 머물러 성령을 구하는 기도를 하면서도 사회를 향해 빈부격차와 토지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사회적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신학은 학문적으로 보수와 진보,동양과 서양을 망라할 뿐만 아니라 해박한 성경 지식과 기도와 성령의 힘에 대한 철저한 신뢰에 기본하고 있다. 성경의 의문점을 문답식으로 저술한 ‘산골짜기에서 온 편지’는 1982년 첫 출간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출판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대신부의 가정은 특히 한국과 인연이 깊다. 그의 아버지 토레이 2세는 평양과 서울에서 불구자를 위한 재활사업에 매진하며 복음을 전한 선교사였다.

학창시절 샬럿시 퀸즈대의 메이퀸이었던 현재인 여사는 대신부와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장로교회 청소년 모임에서 만나 7년 동안 결혼을 위해 기도한 뒤 48년 8월 결혼했다. 6·25가 나던 해에 맏아들을 낳은 대신부는 한국인 아들 새미와 딸 옌시를 입양하기도 했다. 대신부는 한복 차림에 커다란 나무 십자가를 목에 걸고 예배를 인도하는 등 한국 교회의 토착화와 한국 고유의 전통양식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신부는 5월19일 예수원 창립 37주년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넘어지면서 의자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뇌출혈로 쓰러졌다. 두 차례 뇌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하나님 품에 안겼다.

대신부는 평소 묘비명에 어떤 글을 남기고 싶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태어나고 죽은 날만 간단하게 적고 싶다”며 “죽어서도 예수원에 묻힐 것”이라고 말해왔다. 현재인 사모 역시 “다시 태어나도 같은 사람과 동일한 삶을 살 것”이라며 대신부와 한국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표현해왔다.

김병철기자 bc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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