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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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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길들이기/ 정연주
“이회창 후보의 포용력과 관용성, 대중적 개방성의 부족은 지지자와 비판자 사이에서 다 함께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조선일보> 5월11일치 사설)
“한 참석자는 ‘총재의 포용력과 지도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전체 발언의 60% 정도였다’고 말했다.”(<문화일보> 3월9일치. 박근혜 의원 탈당 이후 긴급 소집된 총재단과 고문단 지도위원 연석회의에 관한 기사)
“친화력 부족과 포용력 부족은 정치 입문 이래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일 정도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국민일보> 5월8일치 특집 ‘이회창 누구인가’)
한나라당에서 <한겨레> 6월3일치에 실린 언론인 정경희씨 칼럼이 명예를 훼손했다며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자 맨 처음 떠오른 것이 ‘이회창 후보와 포용력 부족’이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종합일간지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들어가 지난해 1월1일부터 올 6월 중순까지 ‘이회창&포용력’을 검색단어로 입력했더니 자그마치 193개가 나왔다. 위의 기사는 그 가운데 일부다.
이 후보와 포용력 부족
정경희씨 칼럼이 나간 뒤 남경필 한나라당 대변인이 한겨레 지면을 통해 반론을 제기했고, 뒤이어 정경희씨의 재반론이 있었다. 논쟁의 불꽃이 막 일기 시작하는 듯했다. 그런데 그걸 제쳐놓고 대뜸 법정으로 내달은 것은 참으로 느닷없는 일로 보였다. 아예 반론을 내지 말고 처음부터 ‘법대로’ 하든지, 논쟁을 시작했으면 당당하게 계속하는 게 순리일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행여, 논쟁을 계속하면 며느리 원정출산이니, 국세청 정치자금 모금이니, 빌라 파문이니, 귀족 이미지니 하는 말이 언론에 자꾸 등장하는 게 싫었거나, ‘포용력 부족’ 때문이거나, 비판언론(인)에 아예 재갈을 물리려 했거나, 한나라당이 볼 때 진짜 억울했거나 …, 그리고 다음 일화에서 엿보이는 이 후보의 ‘어떤 성품’과는 관련이 없는지, 정말 궁금하다.
<월간중앙> 6월호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1997년 대선 직전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나온 이런 일화를 전했다. “(폭탄주가) 세 잔째인가 돌았을 때였다. 한 언론사 기자에게 이 총재가 말했다. ‘내 기사 똑바로 써줘. 그렇지 않으면 재미없어.’ 순전히 농담이었다. 그 기자도 말을 받아 농을 던졌다. ‘그런 식으로 하면 대통령 안 돼요.’ 이 총재의 농담은 계속됐다. ‘잘 쓰라고. 그렇지 않으면 내 자네 창자를 뽑을거야.’”
<미디어 오늘> 5월23일치는 술자리 일화와 관련해 이런 얘기도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중앙 일간지 정치부 기자는 ‘이 총재는 이날 ‘창자’ 발언을 하기에 앞서 ‘내가 대통령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일어서서 술을 마셔라’라고 말했고, 대부분의 기자들이 일어서거나 어정쩡한 자세로 술을 마셨으나, 한 방송사 기자만이 일어서지도 않고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밖에도 “그 대학(고려대 지칭) 나오고도 기자 될 수 있냐”는 이 후보의 발언 등 다른 얘기도 소개했다.
‘창자론’ 등 술자리 일화
이제야 제대로 전해지는 이런 일화들은 이회창 후보 성품의 한 단면(취중이긴 하지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이회창 후보의 술자리 발언은 묻혀진 데 비해 노무현 후보의 술자리 발언은 족벌신문들에서 연일 도배질을 하듯 대서특필한 예에서 보듯 한국 언론의 이지러지고 뒤틀린 모양을 잘 보여준다. 정경희씨 칼럼이 얘기하고자 했던 것도 바로 족벌신문들의 편파보도였던 것이다.
한나라당은 정경희씨 제소에 그치지 않았다. 이회창 후보의 큰아들 정연씨 병역문제와 관련하여 <오마이뉴스> <신동아> <일요시사>를, 그리고 국민경선을 다룬 <문화방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회창 후보 진영이 최근 법률 보좌진을 크게 강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대선을 앞두고 비우호적인 언론을 격리·포위하고, 압박을 가하는 ‘비판언론 재갈물리기’ 전략을 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권을 잡기도 전에 비판언론에 대한 태도가 이런 식이라면, 정권을 잡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연주/ 논설주간jung46@hani.co.kr
“이회창 후보의 포용력과 관용성, 대중적 개방성의 부족은 지지자와 비판자 사이에서 다 함께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조선일보> 5월11일치 사설)
“한 참석자는 ‘총재의 포용력과 지도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전체 발언의 60% 정도였다’고 말했다.”(<문화일보> 3월9일치. 박근혜 의원 탈당 이후 긴급 소집된 총재단과 고문단 지도위원 연석회의에 관한 기사)
“친화력 부족과 포용력 부족은 정치 입문 이래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일 정도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국민일보> 5월8일치 특집 ‘이회창 누구인가’)
한나라당에서 <한겨레> 6월3일치에 실린 언론인 정경희씨 칼럼이 명예를 훼손했다며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자 맨 처음 떠오른 것이 ‘이회창 후보와 포용력 부족’이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종합일간지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들어가 지난해 1월1일부터 올 6월 중순까지 ‘이회창&포용력’을 검색단어로 입력했더니 자그마치 193개가 나왔다. 위의 기사는 그 가운데 일부다.
이 후보와 포용력 부족
정경희씨 칼럼이 나간 뒤 남경필 한나라당 대변인이 한겨레 지면을 통해 반론을 제기했고, 뒤이어 정경희씨의 재반론이 있었다. 논쟁의 불꽃이 막 일기 시작하는 듯했다. 그런데 그걸 제쳐놓고 대뜸 법정으로 내달은 것은 참으로 느닷없는 일로 보였다. 아예 반론을 내지 말고 처음부터 ‘법대로’ 하든지, 논쟁을 시작했으면 당당하게 계속하는 게 순리일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행여, 논쟁을 계속하면 며느리 원정출산이니, 국세청 정치자금 모금이니, 빌라 파문이니, 귀족 이미지니 하는 말이 언론에 자꾸 등장하는 게 싫었거나, ‘포용력 부족’ 때문이거나, 비판언론(인)에 아예 재갈을 물리려 했거나, 한나라당이 볼 때 진짜 억울했거나 …, 그리고 다음 일화에서 엿보이는 이 후보의 ‘어떤 성품’과는 관련이 없는지, 정말 궁금하다.
<월간중앙> 6월호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1997년 대선 직전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나온 이런 일화를 전했다. “(폭탄주가) 세 잔째인가 돌았을 때였다. 한 언론사 기자에게 이 총재가 말했다. ‘내 기사 똑바로 써줘. 그렇지 않으면 재미없어.’ 순전히 농담이었다. 그 기자도 말을 받아 농을 던졌다. ‘그런 식으로 하면 대통령 안 돼요.’ 이 총재의 농담은 계속됐다. ‘잘 쓰라고. 그렇지 않으면 내 자네 창자를 뽑을거야.’”
<미디어 오늘> 5월23일치는 술자리 일화와 관련해 이런 얘기도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중앙 일간지 정치부 기자는 ‘이 총재는 이날 ‘창자’ 발언을 하기에 앞서 ‘내가 대통령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일어서서 술을 마셔라’라고 말했고, 대부분의 기자들이 일어서거나 어정쩡한 자세로 술을 마셨으나, 한 방송사 기자만이 일어서지도 않고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밖에도 “그 대학(고려대 지칭) 나오고도 기자 될 수 있냐”는 이 후보의 발언 등 다른 얘기도 소개했다.
‘창자론’ 등 술자리 일화
이제야 제대로 전해지는 이런 일화들은 이회창 후보 성품의 한 단면(취중이긴 하지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이회창 후보의 술자리 발언은 묻혀진 데 비해 노무현 후보의 술자리 발언은 족벌신문들에서 연일 도배질을 하듯 대서특필한 예에서 보듯 한국 언론의 이지러지고 뒤틀린 모양을 잘 보여준다. 정경희씨 칼럼이 얘기하고자 했던 것도 바로 족벌신문들의 편파보도였던 것이다.
한나라당은 정경희씨 제소에 그치지 않았다. 이회창 후보의 큰아들 정연씨 병역문제와 관련하여 <오마이뉴스> <신동아> <일요시사>를, 그리고 국민경선을 다룬 <문화방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회창 후보 진영이 최근 법률 보좌진을 크게 강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대선을 앞두고 비우호적인 언론을 격리·포위하고, 압박을 가하는 ‘비판언론 재갈물리기’ 전략을 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권을 잡기도 전에 비판언론에 대한 태도가 이런 식이라면, 정권을 잡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연주/ 논설주간jung4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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