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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난 요새 내가 그전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금 돌아보고 있다.
우리 아버지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일반론적인 차원에서 "나는 성도, 그리고 아버지는 목사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그걸 정작 내 삶에서 실천하기는 불과 2년에 지나지 않는다. ^^;
(오늘 글은 밝게 쓰려고 했는데, 서문이 왜 이렇게 잡히는지 참..)
딸이 아버지 자랑을 해대면, 팔불출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으나.. 건전한 칭찬이라면 해 볼만 하다. (^^)

지난 달이였던가.
교회 계단을 올라가기 전에 실소를 금치 못한 일이 있었다.
교회 입구 담벼락에 얼마전부터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 날은 그 쓰레기들 위로 왠 종이 쪽지가 써 있는 것이었다. 아니, 이게 뭘까 싶은 맘에 들여다 보다가..
우리 아버지 글씨체를 발견하곤 화들짝 놀랐다. ^^;

"좋은 동네 사시는 분들이 몰지각하게 쓰레기를 이 곳에 버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라는 요지의 주장을 펼치신 아버지.
하하.. 내가 웃었던 이유는 제일 마지막 줄에 쓰신 아버지의 문장 때문이었다.

- 동네를 세워가기에 힘쓰는 한 사람 -
이 세상 어떤 주민이 제일 끝에 그런 말을 쓰겠는가.
동네를 세워가다니.. 그건 교회를 세울 때나 쓰는 말이 아니겠는가. 푸하하..
다른 사람들은 그냥 모른척 지나갈 일을 절대 그냥 지나치시는 법이 없다.
나같으면 목사라는 직책이 타인의 시선에 부담을 지울까 싶어 주저될텐데, 아주 당당하게 "저 이 교회 목사입니다." 하시는 것 같았다.

길기로 유명한 사람.
어제 우리 어머니가 주일 오후의 2시간 예배를 드리면서 내게 하셨던 말씀.
길어도 좋다. ^^*
모처럼 불 받았으니 그 불을 오랫동안 지펴야 되지 않겠는가. 하하..
순수함을 잃지 않은 우리 아버지 모습이 감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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