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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10일 플로리다의 보카 레이튼에 있는 한 병원에서 제프 제이콥스(왼쪽 끝)가 아들(왼쪽에서 두번째)과 함께,의사가 부인(침대에 누운 이)의 피부 아래 베리칩을 집어넣는 과정을 지켜 보고 있다./보카 레이튼=로이터뉴시스 | |
개인 신상 정보를 담은 컴퓨터 칩을 체내에 삽입한 첫
‘사이보그(cyborg)’ 가족이 10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탄생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제이콥스(Jacobs) 가족 3명은 이날 각자 신원과
병력(病歷)이 기록된 쌀알 크기의 베리칩(VeriChip)을 팔의 피부 밑에
집어넣었다. 이 칩은 하이테크 업체인 어플라이드 디지털
솔루션스(ADS)가 개발했다.
◆ 첫 ‘칩 가족’ =베리칩은, 특별히 고안된 판독기로 스캔하면 칩을
가진 사람의 신상 정보와 의학적 상태를 알려주도록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 응급 상황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신원과 집 전화번호, 병력 등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48세인 아버지 제프(Jeff)는 암 병력이 있으며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다. 퇴행성 척추 질환, 만성 안(眼)질환 등의 후유증으로 10가지
종류의 약에 의존해 살고 있는 중환자다. 건강 때문에 치과 의사 일도
그만뒀다. 부인 레슬리(Leslie·46)는 “남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칩 삽입을 자청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이들을 ‘심슨 가족’(The Simpsons)에 빗대 ‘칩
가족’(The Chipsons)이라고 불렀다.
◆ 전망과 논란 =베리칩은 판독기가 스캔하면 코드를 전송하는 무선
신호를 내보내고, 이 코드는 환자의 신상 정보와 의학 기록을 담은
데이터베이스에도 연결될 수 있다. 칩의 삽입 비용은 200달러 선이고,
칩을 판독할 스캐너는 1000~3000달러 정도다.
개발업체인 ADS는, 아직은 이 칩이 대중화되지 않아서 환자 스스로가
응급실 의료진에게 칩이 이식돼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하지만, 앞으로 칩이
대중화되면 의료진이 알아서 칩을 판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S는 베리칩을 지구 위치 추적 위성과 접목시키면 미아를 찾는 등
개인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전했다. ADS는
현재 베리칩 판촉을 위해 교도소 당국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생활 보호 단체들은 베리칩이 앞으로 ‘의무화’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기독교 단체들은 이 칩이
성서에 나오는 ‘악마의 표식’을 뜻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朴玟宣기자 sunrise@chosun.com>sunris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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