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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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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7(월)
“인터넷 정치가 뭔지 말해 주마”
조폭언론에게는 굽실굽실, 평범한 네티즌들에게는 위풍당당
인터넷에서는 지금 조용한 정치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수백수천만의 유권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데, 정작 정치인들만 이것을 모르고 있다. 인터넷에 대해 나름대로 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도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으며, 그렇지 못한 정치인들은 그야말로 태고시대의 하늘에서 노닐고 있다.
도대체 인터넷 정치혁명의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터넷을 정치참여의 장(場)으로 만들고 있으며, 그것이 현실정치에 미칠 파급효과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인터넷 정치의 핵심은 네티즌의 확대와 이들의 정치에 대한 자각, 변화와 개혁을 현실정치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이며, 무엇보다 과거와 다른 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그러한 열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을 구비해 가고 있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만들었던 힘은 이와 같은 인터넷 정치혁명의 첫 단추에 지나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빠르고 단호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힘은 우리 정치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동력으로 축적돼 가고 있다. 정치인들을 혼란에 빠트렸던 ‘인터넷 살생부’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인터넷 정치혁명의 와중에서 드러난 한가지 사례일 뿐이다.
1) 인터넷은 소수의 참여공간이 아니다
인터넷 살생부가 보도됐을 때 민주당 구주류의 즉각적인 반응은 음모론이었다. 신주류의 누군가가 자신들을 제거하기 위해 그러한 살생부를 만들었고, 그것을 흘렸다는 것이 음모론의 내용이다. 이러한 음모론 제기에 대해 신주류들도 반박하지 못했다. 신주류건 구주류건 인터넷 정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이들의 오해 가운데 첫 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 인터넷이 젊은층이나 소수의 점유공간이라는 믿음일 것이다. 몇 안되는 ‘철부지들’이 욕설과 음해와 중상만 늘어놓는 닫힌 공간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터무니없는 오해요, 무식의 소산일 뿐이다. 인터넷은 이미 철부지들의 공간에서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진화한지 오래다.
서프라이즈의 한 독자가 설문조사를 통해 1,600여명의 응답자 분석을 해본 결과 서프라이즈에 접속하는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려 50% 이상이 30대였던 것이다. 20대는 20%대에 불과했고, 40대 역시 20%대 수준이었다. 왜 30대가 가장 많이 접속할 수 있었는가. 사무직 30대의 경우 네트워크에 접속한 퍼스널 컴퓨터를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대별로 보면 출근 직후인 오전 9시대와 점심식사 후 책상머리에 앉을 시간인 오후 1시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접속한 것도 이러한 조사의 신뢰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책검증 : 서프라이저들의 나이별, 성별, 직업별 통계결과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겠냐며 여전히 정치인들은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사실이다. 전인구의 70% 정도가 인터넷 사용자란 통계만을 맹신할 경우 그런 의문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 접속자 통계에 권위를 가진 랭키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 뉴스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오마이뉴스의 경우 하루 방문객이 40만명을 넘는 일은 드물다. 프레시안 역시 2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고, 서프라이즈도 10만명을 넘지 못한다. 합쳐봤자 10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숫자다. 반면 같은 인터넷이라 하더라도 조선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인 디지털 조선만 해도 하루 접속자가 100만명에 달하며, 중앙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인 조인스닷컴의 경우 80만명을 넘나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서프라이즈에서 이뤄지는 정치담론은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숫자와는 무관한 영향력이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그것은 정치담론에 관한 인터넷 의사소통구조가 갖는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대략 4단계로 구성되는 이 독특한 특성은 특정한 정치담론을 순식간에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2) 왜 네티즌이 아니라 유권자 그 자체인가
첫 번째 단계는 이렇다. 특정한 정치담론이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 서프라이즈에서 생산된다. 그것은 대개 전문글쟁이들의 몫이다. 이미 이름만 대면 네티즌들에게는 익숙한 전문글쟁이들의 그룹이 형성돼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전문글쟁이의 1차적 담론의 외연을 확대하는 비전문 글쟁이들이 맡고 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시민기자’란 이름으로 불리우고, 서프라이즈에서는 ‘독자필자’라고 불리운다.
이들은 전문글쟁이의 정치담론을 자신의 일상적 경험이나, 스스로의 전문분야와 결합시켜 외연을 더욱 확대재생산한다. 실제 독자들은 이러한 비전문 글쟁이의 글에 더 큰 감동을 받는다. 자신의 생활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며, 전문글쟁이들이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전문영역의 경험이 녹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봤자 이들의 독자는 100만명을 넘지 못한다.
폭발적인 외연의 확장은 100만명 가운데 들어있는 열성적인 독자들에 의해 이뤄진다. 이들은 자신들이 공감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상에 산재한 수많은 소규모 게시판이나 카페, 동문회, 동호회 등으로 퍼다 나른다.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른바 ‘펌돌이’ ‘펌순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서프라이즈의 편집장 공희준씨가 영등포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것은 민주당 살생부인 이른바 ‘토씹새격문’ 때문이었다.
이 민주당 살생부는 제주도의 모교회 홈페이지에 퍼 날라졌을 때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아이피(IP) 추적을 통해 몇 다리를 건너서 서프라이즈까지 올 수 있었다. 수많은 펌돌이 펌순이들이 무차별로 퍼다 나른 전형적인 사례다. 100만명도 안되는 독자들의 정치담론이 전국의 네티즌들에게까지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인터넷상의 복제와 전달에는 수초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것이 말하자면 세 번째 단계다.
네 번째 단계는 무엇인가. 정치담론의 최종소비자인 독자들의 몫이 그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글을 읽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회합이나 술자리 등에서 이러한 글을 읽음으로써 생성되는 논리로 좌중을 압도한다. 훈련되지 않는 오프라인의 일상인들이 이러한 논리정연한 담론을 당할 수는 없다. 충실한 독자들은 1단계에서 생성된 정치담론을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전파하는 것이다. 이러한 4가지 단계가 제대로 작동한 살아있는 예가 바로 지난 대통령선거였다.
3) 낡은 권위, 가짜 권위가 붕괴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인터넷 정치혁명의 본질은 이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정치와 유권자 사이에서 정치인들에 관한 정보를 독점하면서 허상을 심어줬던 매스미디어의 역할 붕괴가 정치혁명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대규모의 정치토론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기껏해야 잘 계획된 방송토론회 정도가 제한적이나마 그러한 역할을 수행했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러한 제약이 일시에 무너지는 장으로 제공됐다. 네티즌이란 이름의 유권자들은 쌍방향의 의견교환을 통해 매스컴이 심어놓은 허상을 일시에 깨고 그들 나름의 판단에 따른 새로운 기준을 세워가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인터넷 매체의 정치담론이 그러한 쌍방향 정치토론의 계기였던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제 중간과정을 맡았던 종이 혹은 전파언론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인터넷이 존재하는 한 어쩔 수 없는 역사의 필연이다. 유권자들을 속여 왔던 낡은 권위, 가짜 권위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정치혁명의 본질이다. 인터넷 살생부는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봐야만 한다.
낡은 정치인에게 더 악몽인 것은 지금 진행중인 인터넷 정치혁명은 겨우 출발선에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전선이 수백 곳에 동시다발적으로 형성되는 다음 총선은 대선과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싹을 틔웠고, 한번의 결정적인 승리에 고무된 인터넷 대중들은 다음 총선에서 표로 낡은 정치를 심판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 결과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인터넷 정치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신을 개혁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어떤 운명을 맞을 것인지는 달리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자명한 일이 될 것이다.
“인터넷 정치가 뭔지 말해 주마”
조폭언론에게는 굽실굽실, 평범한 네티즌들에게는 위풍당당
인터넷에서는 지금 조용한 정치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수백수천만의 유권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데, 정작 정치인들만 이것을 모르고 있다. 인터넷에 대해 나름대로 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도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으며, 그렇지 못한 정치인들은 그야말로 태고시대의 하늘에서 노닐고 있다.
도대체 인터넷 정치혁명의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터넷을 정치참여의 장(場)으로 만들고 있으며, 그것이 현실정치에 미칠 파급효과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인터넷 정치의 핵심은 네티즌의 확대와 이들의 정치에 대한 자각, 변화와 개혁을 현실정치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이며, 무엇보다 과거와 다른 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그러한 열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을 구비해 가고 있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만들었던 힘은 이와 같은 인터넷 정치혁명의 첫 단추에 지나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빠르고 단호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힘은 우리 정치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동력으로 축적돼 가고 있다. 정치인들을 혼란에 빠트렸던 ‘인터넷 살생부’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인터넷 정치혁명의 와중에서 드러난 한가지 사례일 뿐이다.
1) 인터넷은 소수의 참여공간이 아니다
인터넷 살생부가 보도됐을 때 민주당 구주류의 즉각적인 반응은 음모론이었다. 신주류의 누군가가 자신들을 제거하기 위해 그러한 살생부를 만들었고, 그것을 흘렸다는 것이 음모론의 내용이다. 이러한 음모론 제기에 대해 신주류들도 반박하지 못했다. 신주류건 구주류건 인터넷 정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이들의 오해 가운데 첫 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 인터넷이 젊은층이나 소수의 점유공간이라는 믿음일 것이다. 몇 안되는 ‘철부지들’이 욕설과 음해와 중상만 늘어놓는 닫힌 공간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터무니없는 오해요, 무식의 소산일 뿐이다. 인터넷은 이미 철부지들의 공간에서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진화한지 오래다.
서프라이즈의 한 독자가 설문조사를 통해 1,600여명의 응답자 분석을 해본 결과 서프라이즈에 접속하는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려 50% 이상이 30대였던 것이다. 20대는 20%대에 불과했고, 40대 역시 20%대 수준이었다. 왜 30대가 가장 많이 접속할 수 있었는가. 사무직 30대의 경우 네트워크에 접속한 퍼스널 컴퓨터를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대별로 보면 출근 직후인 오전 9시대와 점심식사 후 책상머리에 앉을 시간인 오후 1시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접속한 것도 이러한 조사의 신뢰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책검증 : 서프라이저들의 나이별, 성별, 직업별 통계결과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겠냐며 여전히 정치인들은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사실이다. 전인구의 70% 정도가 인터넷 사용자란 통계만을 맹신할 경우 그런 의문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 접속자 통계에 권위를 가진 랭키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 뉴스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오마이뉴스의 경우 하루 방문객이 40만명을 넘는 일은 드물다. 프레시안 역시 2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고, 서프라이즈도 10만명을 넘지 못한다. 합쳐봤자 10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숫자다. 반면 같은 인터넷이라 하더라도 조선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인 디지털 조선만 해도 하루 접속자가 100만명에 달하며, 중앙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인 조인스닷컴의 경우 80만명을 넘나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서프라이즈에서 이뤄지는 정치담론은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숫자와는 무관한 영향력이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그것은 정치담론에 관한 인터넷 의사소통구조가 갖는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대략 4단계로 구성되는 이 독특한 특성은 특정한 정치담론을 순식간에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2) 왜 네티즌이 아니라 유권자 그 자체인가
첫 번째 단계는 이렇다. 특정한 정치담론이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 서프라이즈에서 생산된다. 그것은 대개 전문글쟁이들의 몫이다. 이미 이름만 대면 네티즌들에게는 익숙한 전문글쟁이들의 그룹이 형성돼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전문글쟁이의 1차적 담론의 외연을 확대하는 비전문 글쟁이들이 맡고 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시민기자’란 이름으로 불리우고, 서프라이즈에서는 ‘독자필자’라고 불리운다.
이들은 전문글쟁이의 정치담론을 자신의 일상적 경험이나, 스스로의 전문분야와 결합시켜 외연을 더욱 확대재생산한다. 실제 독자들은 이러한 비전문 글쟁이의 글에 더 큰 감동을 받는다. 자신의 생활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며, 전문글쟁이들이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전문영역의 경험이 녹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봤자 이들의 독자는 100만명을 넘지 못한다.
폭발적인 외연의 확장은 100만명 가운데 들어있는 열성적인 독자들에 의해 이뤄진다. 이들은 자신들이 공감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상에 산재한 수많은 소규모 게시판이나 카페, 동문회, 동호회 등으로 퍼다 나른다.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른바 ‘펌돌이’ ‘펌순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서프라이즈의 편집장 공희준씨가 영등포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것은 민주당 살생부인 이른바 ‘토씹새격문’ 때문이었다.
이 민주당 살생부는 제주도의 모교회 홈페이지에 퍼 날라졌을 때 경찰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아이피(IP) 추적을 통해 몇 다리를 건너서 서프라이즈까지 올 수 있었다. 수많은 펌돌이 펌순이들이 무차별로 퍼다 나른 전형적인 사례다. 100만명도 안되는 독자들의 정치담론이 전국의 네티즌들에게까지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인터넷상의 복제와 전달에는 수초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것이 말하자면 세 번째 단계다.
네 번째 단계는 무엇인가. 정치담론의 최종소비자인 독자들의 몫이 그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글을 읽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회합이나 술자리 등에서 이러한 글을 읽음으로써 생성되는 논리로 좌중을 압도한다. 훈련되지 않는 오프라인의 일상인들이 이러한 논리정연한 담론을 당할 수는 없다. 충실한 독자들은 1단계에서 생성된 정치담론을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전파하는 것이다. 이러한 4가지 단계가 제대로 작동한 살아있는 예가 바로 지난 대통령선거였다.
3) 낡은 권위, 가짜 권위가 붕괴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인터넷 정치혁명의 본질은 이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정치와 유권자 사이에서 정치인들에 관한 정보를 독점하면서 허상을 심어줬던 매스미디어의 역할 붕괴가 정치혁명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대규모의 정치토론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기껏해야 잘 계획된 방송토론회 정도가 제한적이나마 그러한 역할을 수행했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러한 제약이 일시에 무너지는 장으로 제공됐다. 네티즌이란 이름의 유권자들은 쌍방향의 의견교환을 통해 매스컴이 심어놓은 허상을 일시에 깨고 그들 나름의 판단에 따른 새로운 기준을 세워가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인터넷 매체의 정치담론이 그러한 쌍방향 정치토론의 계기였던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제 중간과정을 맡았던 종이 혹은 전파언론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인터넷이 존재하는 한 어쩔 수 없는 역사의 필연이다. 유권자들을 속여 왔던 낡은 권위, 가짜 권위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정치혁명의 본질이다. 인터넷 살생부는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봐야만 한다.
낡은 정치인에게 더 악몽인 것은 지금 진행중인 인터넷 정치혁명은 겨우 출발선에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전선이 수백 곳에 동시다발적으로 형성되는 다음 총선은 대선과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싹을 틔웠고, 한번의 결정적인 승리에 고무된 인터넷 대중들은 다음 총선에서 표로 낡은 정치를 심판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 결과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인터넷 정치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신을 개혁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어떤 운명을 맞을 것인지는 달리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자명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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