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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딸의 비밀 일기장] 직업병

무엇이든 목비............... 조회 수 970 추천 수 0 2003.05.22 11:42:11
.........
직업병, 두 번째 이야기  2003년 05월 17일  

저희 교회는 색도화지에 주보를 복사해서 씁니다.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 연두색. 이렇게 네 종류의 색을 사용하는데요. 예전에 아버지와 영등포 문구 시장에서 한 질을 사왔는데, 금새 다 쓰고 없습니다. 성도님들은 주일 낮에 잠깐 보고 말 주보지만, 저와 아버지는 토요일 저녁 시간을 꼬박 다 써가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곤 하는데요. 오죽하면 제가 교정을 보다가 지쳐서 아버지께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아부지, 우리 그만 잘 합시다! " 라구요. ^^;

한 때는 주보를 복사하면서 기도한 적도 참 많았습니다. "100장이 얼른 넘어가게 해 주세요~" 라는 기도였죠. 하긴 100장이 넘어가면 인쇄소에 맡겨야 하나요? 어쩌면 좀 쉬고 싶어서 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고3 때도 교회 반주, 주보 만들기가 몽땅 다 제 몫이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정말 아주 오래된 얘기네요.
(저도 참 고생 많이 했죠? ^^* 이런 건 고생이 아니라구요? ㅡㅡ;)

몇 주 전부터 토요일이면 독서실에서 집에 오는 길에, 동네 문방구에서 색도화지를 사오고 있습니다.
- 마흔 장이요.
구석에 놓여진 색도화지를 대충 세어서 주인에게 건넸습니다. 장수가 모자라면 주인이 더 채워주겠지 싶었죠.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가 세고 나서 저를 동그랗게 쳐다 봅니다.
- "딱" 마흔 장이네요!
^^;; 이런. 이것도 목사딸의 직업병이라 해야할런지.
어림 짐작으로 세어본 복사용지도 손에 익어서..

오늘은 방금 복사를 잘못하는 바람에, 132% 확대 복사를 해야하는데 모르고 100% 등배 복사로 해 버렸어요. (T.T)
26장이나 복사를 했는데.. 그 때서야 축소되어 있는 주보를 발견을 하고는 놀라서 "꺄악!" 이라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흑..
용지도 많이 안 사왔는데 말이죠. 이런 이런 어쩌나.
동생이 달려와서 그러네요.
- 언니, 괜찮아. 남아 있는 용지 모아서 복사하면 되지 모. 주보보다 언니가 더 중요한 거얌.
(ㅠ.ㅠ) 감동의 눈물 츄르륵.. (민경아, 너밖에 없다으~~)

가끔씩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곤 합니다.
너무 익숙하고, 일상적이어서 별다른 감흥이 되지 못하는 감사조건들. 제가 하고 있는 조그마한 봉사들.
먼지도 쌓이고 빛도 바래버린.. 그런 느낌이 들죠.
습관처럼 기도하고 감사하는 제 모습을 보면 흠칫 놀라기도 하면서 삽니다. 회개조차도 습관이 되어 버립니다. 영혼의 "첫사랑", 그 설렘과 두근거림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주보 용지인 색도화지를 매주 조금씩 사오면서 마음에 새로운 변화가 움트는 기분을 느낍니다. 아주 조그맣게.. 하지만 분명히 강하게 내 안에서 새로운 일을 행하려 준비하시는 그 분을 기대하게 됩니다.
곧장 집으로 오지 않고 아무도 없는 교회에 들러서 기도도 하고 피아노 앞에 앉아서 찬양도 딩동 거렸습니다. 창문을 통해 제 귓가를 스치던 바람만큼이나 부드럽게 저를 쓰다듬어 주시는 하나님의 숨결이 참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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