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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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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아무나 하나

무엇이든 피러한............... 조회 수 625 추천 수 0 2003.06.03 20:42:02
.........



       
       
      '농사는 아무나 하나' 
       
       
      지난 주 월요일 오후에 아내와 함께 
      강릉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왕산에 가서 
      어떤 분이 빌려 준 땅에서 농사를 짓고 왔습니다. 
       
      고추, 가지, 참외 등 씨와 종묘(種苗)를 사와 
      몇 고랑 심고 왔는데 어찌나 힘들었던지 
      다음날까지 허리가 욱신거렸습니다. 
       
       
      농사짓는 일은 눈으로 볼 때는 
      낭만적이고 도(道)닦는 일 같았는데...
       
      딱 하루 그것도 오후 몇 시간 농사꾼 흉내 좀 내보더니 
      자신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농사(農事)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몇 년 전에 어느 가수가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저는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의문이 생겼습니다.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함부로 사랑하면 큰 코 다친다는 것인지... 
       
      아니 누가 언제 사랑하라고 했나?... 
       
       
      그런데도 이 노래가 이미자씨의 「동백아가씨」와 함께 
      30~50대가 가장 좋아하는 가요로 뽑혔고, 
      이것을 개사한 노래도 무척 많습니다. 
       
      '골프는 아무나 하나~' 
      '여행은 아무나 하나~' 
      '고스톱은 아무나 하나~' 
      '대통령은 아무나 하나~' 
       
       
      특별히 중년층이 이 노래를 더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날까지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사람에 대한 실망감'을 느끼며
      '사랑에 대한 공허감'을 경험하고 난 후에
       
      '내일에 대한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서
      그 노래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그 가사처럼 세상에는 사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그냥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현대인들은
      모든 것이 풍요로워서 그런지 작은 고난도 
      엄청난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며 일 자체를 힘들어합니다.
       
      만약 '목포의 눈물'을 불렀을 시절에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노래를 불렀다면 
      히트는커녕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이 놈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 
       
       
      세월이 흘러가면서 노래가사도 바뀌듯이 
      사람들이 느끼는 '고난에 대한 체감온도'도 달라져만 갑니다. 
       
       
       
      작년에 어느 부부와 함께 카페에 갔을 때에 
      그 부인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목사친구가 많거든요. 목사가 참 좋은 것 같아요...' 
       
      그 분과 대화를 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대부분 사람들은 그 부인처럼 자신이 하는 일은 어렵고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은 쉽게 보여, 
      자기가 하면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남의 떡이 크게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형편보다는 
      다른 사람의 사정이 훨씬 좋아 보인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멀리 바라 볼 때의 모습과 
      가까이 바라볼 때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모르고 그렇게
      일평생 남만 부러워하다가 
      생(生)을 마칠까요...
       
       
       
      저도 물론 그동안 그 부인처럼 남의 떡이 좋아 
      보일 때도 무지 많았습니다. 
       
      처음 목회 할 때는 저도 천성적으로 
      목회자의 자질을 갖고 태어난 줄로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목회의 진수(?)를 맛보면서 남의 떡이 커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이러한 과정들을 통하여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누구든지
      제가 못하는 일을 저 보다 잘하면 무조건 
      그 사람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사람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운동선수도 존경하고
      예술인은 더더욱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같은 목회자이지만 교회를 잘 이끌어 가는 동료들을 보면 
      샘도 나지만 마음 속으론 한없이 존경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못 해먹겠다'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아이들도 교사들도 학부모들도, 
      상인은 상인대로 기업주는 그들대로 못 해먹겠다고 
      아우성 치고 있습니다. 
       
      저처럼 이 나라 모든 백성들도 
      자기 일은 어렵고 
      남들이 하는 일은 쉽게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하물며 대통령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한 가정의 가장(家長) 노릇하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참여정부가 오늘로 100일이 지났습니다. 
      '참여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서 그런지
      너무나 신경질 적인 대통령을 볼 때마다 
      제 자신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주님, 
       
      농사하나도 알고 보니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더군요. 
       
      세상 모든 일이 그냥 되는 것이 없고 
      수 없는 과정을 통하여 
      열매가 있음을 
       
      이 종이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일은 쉽다고만 생각합니다. 
       
      이 종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당신께서는 우리들의 모든 것을 아시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들을 맡겨 주셨더군요. 
       
      감사합니다. 
      이제 지금 나에게 맡겨진 그 일이 
      천직인줄 알고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2003년 6월 첫째 주 월요일 2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주왕산 '청송가는 길' 류희수사이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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