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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두 천사

양미숙............... 조회 수 1304 추천 수 0 2003.07.25 16: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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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두 천사

정신없이 일주일을 지내고 나면 마음이 텅 빈 듯한 느낌이 든다. 무엇을 쫓으면서 살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 ….
돌아볼 시간도 없이 바삐 달려와 잠시 멈추게 되는 날이 주일이다.
잠시 앉아서 기도하는 그 마음이 어쩜 일주일을 살아가는 큰 원동력이 되기에 난 그 시간이 너무도 좋고 행복한지 모른다.
이른 아침 눈을 비비며 주일을 맞이한다. 성경책을 가방에 넣고 서둘러 집을 나온다. 아침 중등부 예배를 드리고 나면 중간에 시간이 많이 빈다. 청년부 예배를 드리기 위해 내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두 시간. 늘 그 두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방황의 방황을 거듭한다.
그 방황의 시간에 잠시 만난 두 천사 … 그 천사들과의 만남이 그날을 너무나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날도 두 시간을 뭘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의자에 앉아서 두 눈을 감았다. 언제 앉았는지 두 꼬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조용히 두 눈을 떴다. 그리고 두 꼬마에게 이름을 묻고 얘기하는 사이에 우린 놀이를 함께 즐길 만큼 친해졌다. 뭘 하면서 놀까 함께 고민하다가 가위바위보 계단오르기 게임을 선택했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몇 차례 하자, 처음엔 재밌었지만 이내 싫증이 난 모양이다. 그만하고 병원놀이를 하자고 나에게 졸랐다. 그래서 우리 셋은 병원놀이를 하게 되었는데 한 꼬마가 의사가 되고 다른 한 꼬마가 간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난 환자를 하기로 했다. "머리가 아파서 왔는데요?"하고 말하자 꼬마 의사가 점잖은 목소리로,
"많이 아프세요?"하고 묻는다. 그래서 "네, 열이 많이 나네요"했더니 두 꼬마가 풀로 만든 약을 내 손에 얹어 주었다. "이 약을 먹으면 빨리 나을 거예요." "고맙습니다." "내일 또 오세요." "네."
다시 병원 놀이가 시작되었다.
"의사선생님이 지어 준 약을 먹었더니 벌써 다 나았어요." "그래요? 제가 기도해서 빨리 나았을 거예요." 그 말에 흠칫 놀란 내가 "절 위해서 기도하셨어요?"하고 묻자, "네." 꼬마의 그 말투와 마음씀씀이가 얼마나 예쁘던지 ….
"다 나았으니까 이 약을 가지고 가세요." "저는 다 나았는데요?"
이 질문에 꼬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 약을 가지고 가서 아픈 사람에게 주세요." "그러면 빨리 나을 거예요." 그래서 난 그 꼬마에게 물었다. "어디로 갈까요? 교회에 아픈 사람이 있는지 한번 가봐야겠어요." 그러자 꼬마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교회에는 아픈 사람이 없어요. 왜냐하면 하나님이 늘 지켜 주시니까요." 그 말과 함께 환하게 웃는 두 아이의 모습에서 난 천사의 얼굴을 보았다. 그 시간 이후 하루종일 내 귓가에서 맴돌던 그 말 ….
"하나님이 늘 지켜 주시니까요."

- 양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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