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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5.21 (제 19호) http://www.john316.or.kr
믿음이 소중한 이유
서울에 초등학교 2학년인 예쁘고 믿음 좋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의 별명은 '예쁜 꼬마 전도사'였습니다. 가정에서는 "우리 아빠! 멋져요!" 하면서 아빠의 시름을 덜어주고, 엄마가 새벽기도 가려고 하면 "엄마가 무섭지 않게 저도 갈래요!" 하고 따라나서는 아이였고, 학교에서도 어려운 친구에게는 용기와 선생님에게는 기쁨을 주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아이가 교회에 가다가 차에 치어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 사고 전날 아이의 일기장에는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오늘 은미가 걷는 것 때문에 남자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다. 은미가 슬프게 울었다. 왜 하나님은 장애인을 만드셨을까? 나도 힘이 있는 천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저 놀리는 애들 크게 야단쳐줄 수 있을 텐데." 그 일기를 쓴 다음 날, 아이는 자기가 소원한 대로 천사가 되었습니다.
살다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일을 만나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이 왜 내 곁을 떠나야 하는지, 왜 진실하게 살려는 사람에게 어려움이 찾아오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이성적인 존재로 지음 받은 사람은 모든 일에 납득이 될만한 설명을 요구하지만, 인생에 설명되어지지 않는 신비가 있음을 겸손히 인정하며 진리에서 떠나지 않고 삶에 대한 감사와 감격을 잃지 않을 때 믿음의 축복은 시작될 것입니다.
일전에 SBS에서 방영된 '덕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덕이는 너무 답답할 정도로 순진합니다. 가족을 떠나면 충분히 잘 살 수 있는데 가족을 지킵니다. 그 모습이 삭막한 현대인의 마음에 따뜻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는데, 그 따뜻한 바람은 20년 전의 엄청난 시련을 통해 불어왔습니다. 그 드라마 작가는 20년 전 사랑하는 어린 딸을 화상으로 잃고 방황하다가 믿음을 통해 다시 일어서게 되었는데, 그때의 감격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덕이라는 인물을 통해 시청자들과 믿음의 축복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삶에 다가오는 풍랑은 잃어버린 믿음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의 중요한 목적은 '기적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리의 길에 들어서기 위한 것'입니다. 믿음은 아름다움을 향해 돌아서는 능력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아름다운 면과 추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극심한 고통이 나중에 풍성한 축복의 산실이 되기도 하고, "운이 좋았다!"고 좋아하던 그것으로 인생이 망치기도 합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생각하면 고통과 문제조차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여질 것입니다.
어둔 밤에 보면 모든 사물이 검은 실루엣처럼 보이지만 밝은 아침에 보면 그 모든 사물이 저마다 아름다운 빛을 뽐냅니다. 세상을 어둡게 보면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밝게 보면 그런 대로 세상에는 많은 희망과 길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처럼 사물의 밝은 면을 보며 밝은 삶을 엮어가게 하는 것이 믿음의 능력과 축복이기에 고통으로 신음하는 현대인들에게 믿음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 이한규(hanqy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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