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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004] 향기나는 웰빙

무엇이든 이규섭............... 조회 수 730 추천 수 0 2004.05.27 16: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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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24일

이규섭
http://columnist.org/kyoos

'웰빙녀'는 미생물번식을 억제하는 웰빙 냉장고를 열고 천연미네랄 암반수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욕조에 에센셜 오일 몇 방울을 떨어뜨리고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샤워를 한 뒤 식탁에 앉는다. 올가닉 채소에 올리브 오일을 바른 빵을 곁들인 웰빙 푸드로 아침을 가볍게 끝낸다.

그녀는 후식으로 천연주스를 마시고 느긋하게 화장대 앞에 앉는다. 얼마 전 구입한 리코펜 화장품을 옆으로 슬쩍 밀친 뒤, 넥타 화장품으로 정성 들여 화장을 한다. 피부세포 생성을 도와준다는 리코펜 보다, 아침 꽃에서 채취한 꽃 성분이 함유된 넥타가 피부영양과 산화방지에 좋다고 새로 산 화장품이다.

화장을 마친 웰빙녀는 한방찻집에서 친구들과 만나 교외로 드라이브를 떠난다. 오월의 신록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공기는 달착지근하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니 마음이 느긋해지면서 머리가 한결 개운해진다. 돌아오는 승용차 안에서 그녀는 "지난 봄 필리핀 웰빙 여행 때 릴랙싱 마사지를 받아 보니 온 몸에 긴장이 풀리며 너무 좋더라"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는다.

웰빙녀는 강남에서도 이름난 명상수련원에 들어선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심호흡을 한 뒤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긴다. 마음을 비우려 하지만 잡다한 상념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꼬인다. 헬스나 스파를 하자는 친구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귀가를 서둘렀다.

평수를 넓혀 이사한 새 아파트는 웰빙 스타일로 리모델링 했다. 쇼파에 기대어 손목이 편하다는 마우스로 음이온이 나오는 TV를 켜고 웰빙 상품을 선전하는 홈쇼핑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피로가 나른하게 밀려온다.

웰빙으로 시작하여 웰빙으로 끝난 웰빙족의 하루를 가상으로 꾸며 봤다. 요즘 웰빙족 대열에 끼지 못하면 팔불출이나 미개인 취급을 받을 정도로 웰빙바람이 거세다. 빨리 보다 천천히, 힘있게 보다 부드럽게, 외양 보다 내공에, 남에게 보이는 것 보다 스스로의 생각에 무게를 두어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 웰빙바람을 일으킨 뉴요커들의 라이프 스타일이었다.

웰빙문화가 우리생활 깊숙이 파고들면서 약삭빠른 상혼과 언론의 부추김 속에 변질돼버렸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면 웰빙족 흉내조차 내지 못 할 정도로 사이비 웰빙족이 판을 친다.

웰빙푸드는 유기농 식품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식생활을 개선하고 조절하여 건강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우리조상들은 잡곡밥에 된장과 김치로 자연식을 즐겼으니 웰빙푸드의 선구주자 격이다.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며 무욕의 삶을 살았다.

요가와 명상을 해야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도 아니다. 나만을 위한 명상에는 깨달음이 없다. '나'를 무너뜨려야 '참 된 나'와 만날 수 있다. 아로마 테라피를 한다고 마음속 스트레스까지 씻어줄 수는 없다. 웰빙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여 행복을 누리자는 것이 궁극적인 가치다.

'활인심방(活人心方)을 쓴 퇴계가 음식조절, 적당한 운동, 즐거운 마음가짐이 건강비결이라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각박한 경쟁사회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일만 생각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고, 세상만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듯이 행복 또한 마음먹기 나름이다.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은 스스로 삶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모색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무엇이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가?. 헛되고 헛된 욕망을 버리고 나눔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나눔의 삶 가운데서도 봉사는 가진 것이 없어도 가능하기에 더욱 값지다.

봉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은 "작은 수고가 큰 기쁨으로 돌아와 뿌듯하다"니 보람이 아닌가. "작은 봉사에 감사하는 그들에게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하니 그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다. 나눔의 삶을 통해 기쁨과 여유와 행복을 느낀다면, 향기 나는 진정한 웰빙이 아닐까.

- CEO Report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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