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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의 오락화는 말씀을 멍들게 합니다.

김필곤............... 조회 수 3855 추천 수 0 2006.06.28 14: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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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맥스웰과 캐시 맥스웰은 30대 후반의 부부이다. 세 자녀를 둔 이들은 부유한 중산층 가정이 모여 사는 곳에 살고 있다. 그들은 현재 역동적이고 흥미를 느낄 만한 교회에 소속되어 신앙 생활을 하기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댄과 캐시에게 아이들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최고로 좋은 옷을 입히며 , 두 아들에게는 축구를 시키고 딸에게는 발레를 시킨다. 그들은 늘 재미있는 일을 찾아서 한다. 볼 경기를 하기도하고, 파티를 열기도 하며, 디즈니월드로 휴가 여행을 가기도 하고, 주말이면 해변으로 나간다. 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가는 삶에서 이렇게 가정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는 것은, 댄이 일주일에 며칠 밤 정도는 아이들을 재워 놓고 자기 일을 마저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몇 년 전, 다니던 교회의 설교와 예배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 맥스웰 부부는 자신들이 쭉 성장해 온 교단 주류 교회를 나왔다.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그들은 "거기서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교회 생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도 분명히 알지 못했지만, 그 교회에 머무는 것이 시간 낭비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다닌 교회이니 그냥 다니라고 하는 양측 부모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들 부부는 그 교회와 결별했다. 그들 부부의 친구들 중 몇 명이 한 전통적인 복음주의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그 교회는 성경을 잘 가르치고 전도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 유명했는 데, 캐시와 댄은 그 교회의 이런 평판을 듣고 귀가 솔깃해졌다. 주류 교회들의 교인들은 복음주의자들이 독선적이고 다른 교인들보다 거룩한 체한다고 비난했지만, 맥스웰 부부는 어쨌든 그 교회의 분위기를 한번 살펴보기로 했다.
그 교회에 출석하여 설교를 들었을 때 그들이 처음 보인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설교자가 성경을 강해해 나갈 때 그들은 실제로 그 성경 본문을 펼쳐들고 설교가 끝날 때까지 집중해야 했다. 교인들은 다정하고 친절했다. 그들은 맥스웰 부부에게 그 교회에서 개설한 주일학교에도 출석하기를 권면했다. 그 교회 사람들은 진정으로 교회의 일원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그 다음 주일, 댄과 캐시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적극적이고 활력에 찬 사람들이었던 맥스웰 부부는 당장에 그 교회의 큰 일꾼이 될 재목으로 확실히 지목되었다. 댄의 거동에서는 성공한 사람의 분위기가 배어 나왔다. 그의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태도는 아주 사귐성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는 사람들을 보면 먼저 인사를 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그가 가지고 다니는 셀 방식의 휴대폰, 고급 세단 승용차, 폴로 상표의 양복 등은 그가 성공한 사업가임을 잘 드러내 보여 주었지만, 그는 결코 교만해 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기 자신을 과시하는 것보다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데 더 관심이 많았다. 캐시와 댄이 이제까지 교회 생활을 그렇게 열심히 한 적은 없었다. 댄은 남성 성경 공부 모임 인도자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캐시는 여전도회 회장이 되었으며 순번에 따라 유아실 보모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제직회에서는 교회
의 재정적인 문제를 댄과 상의했고 캐시는 그 지역 주민들과의 친교를 위한 모임의 계획을세우는 데도 관여했다. 일 년 후, 그들은 새 신자가보면 마치 그 교회의 개척 멤버인 것으로 여길 정도로 교회 일에 깊이 관여하게 되었다. 그들은 그들 가족이 뿌리를 내릴 새 교회를 발견했다는 안도감과 또 그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행복감에 도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행복감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때부터였다. 성경에 근거한 메시지라는 이유로 처음에 그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설교가 서서히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목사님의 성경 강해를 자신들의 생활 방식에 접목시키는 데 문제를 느끼고 있었다. 설교를 듣고 그들은 무언가 확신에 차고 들뜬 기분이 아니라 혼돈스럽고 푹 가라앉은 기분으로 교회 문을 나서곤 했다. 그들은 좀더 가볍고 기분을 새롭게 해주는 메시지를 듣기 원하였다. 그러나 목사님은 너무 진지하고 사색적인 경향이 있었다. 댄과 캐시 부부의 오래된 문제, 즉 주일 아침의 메시지에서 거의 아무 것도 얻을 수가 없었던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들은 교회 내의 알력들에 대해서도 점점 많이 알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이었지만 그 속에는 뿌리깊은 갈등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특히 교회의 재정이 집행되는 방법에 관해서는 더욱 그랬다 댄과 캐시는 공동 의회의 분위기가 상당히 험악해질 수 있다는 사전 경고를 받기는 했지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들을 두고 거친 말들이 오가고 공공연히 적대감을 표시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들이 그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것과 그러고도 주일날 아침에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들에게 실망을 더해 준 것은, 일주일에 몇 번씩 밤 시간에 교회에 나와 일을 해주었으면 하는 압력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적극적이고 즐거운 협력으로 시작되었던 일이 점점 무미건조한 하나의 의무가 되어가고 있었다. 댄과 캐시는 죄책감 없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건만 그런 것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이 자꾸 일을 맡기려고만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 부부는 화가 났다. 부담감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 댄과 캐시는 또 다른 교회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그들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리버 오크스 커뮤니티 교회가 있었는데 그 지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던 그 교회는 이제 막 새 교회당 건축을 마치고 이미 준공식을 마친 상태였다. 모두들 그 교회의 목사를 아주 좋게 말하기에 그들 부부는 그 교회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시작부터 그들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리버 오크스에서는 행사가 너무나 많았기에 교회는 주차장에서 교통 정리를 할 안내원을 두어야 할 정도였다. 목사는 목사같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성공한 사업가에 가까워 보였다. 성격도 많은 부분에서 댄과 비슷했다. 그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정말 사람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대인 관계를 맺는 데 은사를 지닌 사람 같았다. 예배는 편안한 속도로 진행되었고 그의 설교에는 유머와 통찰력이 담겨 있었다. 분위기도 흥미로웠고 청중들은 열정적으로 설교에 응답했다. 댄과 캐시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유연하게 진행되는 것 같았고, 사람들 사이에 다툼도 없고 그들에게 일을 맡으라고 부담을 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들은 몇 부로 나누어 드리는 예배 시간 중 하나를 택하여 예배를 드릴 수도 있었고 아이들을 훌릉한 프로그램에 집어 넣었으며 또 직분을 맡아 봉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교회 일에 얽매여 있다는 느낌도 없었고 교회에 의지하고 있다는 기분도 아니었다. 마침내 그들은 부담감 없이 섬김을 받을 수 있는 편안한 교회를 발견한 것이었다. 기관들도 많아서 교회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은 거의 다 그 기관들을 통해 공급이 될 것 같았다. 리버 오크스에서 맥스웰 부부는 더 자유로움을 느꼈고 더 행복감을 느꼈다. 교회의 각종 의사 결정은 합리적으로 이루어졌고, 비교적 더 전통적인 교회에서 흔히 그렇듯 의사 결정 과정에서 교인들간에 알력이 생기는 경우도 없었다. 그들은 예배를 즐겼고, 자녀들을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시켰으며, 활기 있게 진행되는 여러 가지 사업들에 기꺼이 재정을 후원하였다. 심지어 그들은 이따금씩 주일 예배를 건너뛰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전통 교회에서라면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더글러스 웹스터가 쓴 "기업을 닮아가는 교회" 중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질좋고 값싼 것을 구매하는 그리스도인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예배, 사람들을 가장 즐겁게 해 주는 목사, 그리고 주차 시설이 가장 편리한 교회를 교인들은 헌팅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목사, 순발력과 기지를 갖추었고 매력있으며 솔직한 목사, 유명한 연예인과 능력있고 숙련된 행정관의 특성을 골고루 갖춘 목사를 찾아 다닙니다.

그러나 흥미진진한 교회보다는 거룩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교회가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아닐까요? 복음을 파는 시장이 아니라 복음을 통한 회개가 있고 종교적 소비주의가 아니라 하나님 홀로 영광받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닐까요?설교의 오락화를 통해 교인 마케팅에 앞장 서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여 움직이는 교회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앞서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들의 모임이 진정한 교회가 아닐까요? 신앙 공동체란 서로 사랑하고 서로 섬기면서 성령의 능력있는 역사에 진정으로 개방되어 있는 즐거운 회중들의 모입니다. 값싼 감정적 흥분보다는 신령한 활력을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열린편지/김필곤 목사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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