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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천사는 결코 인사를 하지 않는다

최용우............... 조회 수 1984 추천 수 0 2007.06.11 11:56:59
.........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천사는 결코 인사를 하지 않는다

  할머니가 내게 천사에 대한 얘길 해준 적이 있다. 할머니는 천사들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 문을 두드리곤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천사들이 두 날개 사이에 우편 행랑을 짊어지고 머리엔 멋진
우편 배달부 모자를 쓰고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그려보곤 했다. 천사들이
배달하는 편지에는 (천국 속달)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들었다.
  할머니는 설명하셨다.
  "천사가 너의 문을 열기를 기다려선 안 된다. 너의 마음 문에는 손잡이가
안쪽에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문 바깥쪽엔 손잡이가 없지. 네가 있는 쪽에서만
문을 열 수 있는 거야. 그러니 넌 천사가 문을 두드리는 걸 잘 듣고 있다가 네
쪽에서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어야 한다."
  나는 할머니의 얘기가 재미있어서 자꾸만 묻곤 했다.
  "그럼 그 다음에 천사가 하는 일이 뭐예요?
  "천사는 결코 인사를 하지 않아. 네가 나가서 그 메시지를 받아야 하지. 그런
다음 천사는 네게 '일어나 앞으로 나가라.' 하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는 하늘로
날아가 버리지.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네 책임이다."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 나는 곧잘 질문을 받는다. 대학 졸업장도 없이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두 아이까지 낡은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면서
어떻게 그토록 국제적인 사업체를 여러 개나 세울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첫째, 나는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내 자신이 일주일에 적어도 여섯 권의 책을
읽는다고 말해 준다. 글을 깨치면서부터 나는 줄곧 그렇게 해 왔다. 책들 속에서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들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천사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문을 활짝 연다고
나는 설명한다. 천사가 건네주는 메시지는 새로운 사업 구상, 내가 써야 할
책들, 내 개인적인 삶과 사업상의 문제들을 훌륭하게 해결하는 법 등에 관한
것이다. 마치 아이디어로 가득한 강물이 흘러오듯 그 메시지들이 쉼없이 내게
전해져 오는 것이다.
  하지만 천사의 방문이 중단된 적이 한번 있었다. 내 딸 릴 리가 사고로 크게
다쳤을 때의 일이었다. 릴리는 그때 우리 집 말들에게 먹일 건초 더미를 옮기기
위해 아버지가 세낸 지게차에 재미 삼아 올라타고 있었다. 아버지가 렌트
사업소로 지게차를 되돌려 주려고 가는데 릴리와 이웃집 아이 두 명이 태워
달라고 애원을 했던 것이다.
  작은 언덕을 내려가는데 갑자기 기어 고장이 발생했다. 릴리의 아버지는
재빨리 리프트를 땅바닥에 박아 지게차를 정지시키려고 시도했다. 그 바람에
지게차가 그만 도로 옆으로 뒤집혀 버렸다. 이 사고로 이웃집 딸아이는 팔이
부러지고, 릴리의 아버지는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떨어졌다. 릴리는 지게차
밑에 깔렸다. 차의 앞부분이 릴리의 왼손을 으스러뜨려 버렸다 그리고 휘발유가
릴리의 허벅지로 쏟아졌다. 휘발유는 불을 붙이지 않아도 화상을 입힌다. 이웃집
사내아이는 다행히 다치지 않아 얼른 지나가는 차들을 세웠다.
  우리는 황급히 릴리를 태우고 정형외과로 달려갔다. 여러 차례의 대수술이
이어졌다. 수술할 때마다 조금씩 손을 절단해야만 했다. 의사들은 사람의
팔다리는 끊어지면 때로는 다시 이어 붙일 수 있지만 완전히 으스러졌을 때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릴리는 그때 막 피아노 레슨을 시작한 직후였다. 또한 난 작가이기 때문에
릴리에게 이듬해에는 타자치는 법을 배우게 할 생각이었다.
  이 시기에 나는 종종 혼자 차를 몰고 나가서 핸들에 고개를 파묻고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 다른 사람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였다. 책을 읽을
집중력조차 없었다. 어떤 천사도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내 가슴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았다. 이 끔찍한 사고로 인해 릴리가 다시는 인생에서 하지 못하게
될 일들이 계속 내 생각을 괴롭혔다.
  여덟 번째 절단 수술을 받기 위해 릴리를 병원으로 데려갔을 때 내 영혼은
바닥을 헤매고 있었다. 난 줄곧 생각했다.
  "릴리는 결코 타자를 칠 수 없을 거야! 결코 타자를 칠 수 없을 거야. 결코 칠
수 없을 거야."
  릴리의 소지품 가방을 병실에 내려놨을 때였다. 갑자기 옆 침상에 있던 십대
소녀가 거의 명령하는 듯한 말투로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금 당장 저 복도 끝 왼쪽 세 번째 병실로
가세요! 거기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서 실려 온 남자 애가 있을 거예요. 그리로
가서 그 아이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오세요. 어서요!"
  소녀의 목소리는 마치 전쟁터에 나선 최고 사령관 같았다. 우린 그녀의 지시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소녀가 말한 병실로 가 사고를 당한 소년을 격려하고
나서 우리는 다시 릴리의 병실로 돌아왔다.
  그때서야 나는 이 평범치 않은 소녀가 몸이 약간 기울어져 있음을 눈치챘다.
  내가 물었다.
  "넌 누구니?
  소녀가 씩 웃으며 말했다.
  "전 토니 다니엘이에요 장애인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이번에 의사
선생님께서 내 키를 2센티미터나 키워 주기로 했어요. 전 소아마비이거든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어요.
  그녀는 슈바르츠코프 장군(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전 미 국방부장관)과 같은
카리스마와 힘을 갖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넌 장애인이 아니야?  소녀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맞아요. 아주머니 말이 옳아요. 우리 학교에선 우리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한 우리는 결코 장애인이 아니라고 가르쳤어요. 다른 아이들에게 타자치는 법을
가르치는 내 학교 친구를 보면 누구라도 그 애를 장애인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팔과 다리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 애는 입에 막대기를 꽂고서 우리에게
타자치는 법을 가르치죠."
  쾅, 쾅! 갑자기 난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천사가 내 마음 문 앞에 와서
문을 발로 걷어차고 있었다.
  난 당장 병원 복도로 달려나가 공중전화를 찾았다. IBM회사에 전화를 건 나는
회사 책임자를 바꿔 줄 것을 부탁했다. 나는 그에게 내 어린 딸이 최근에 왼손을
거의 쓸 수 없는데 혹시 한 손으로 치는 자판기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대답했다.
  "물론이죠 우리에게 있습니다. 오른손만을 위한 자판기, 왼손만을 위한
자판기, 발을 사용해 페달을 밟아서 치는 자판기, 입으로 막대기를 물고 치는
자판기도 있습니다. 자판기는 무료입니다. 어디로 보내 드릴까요?
  드디어 릴리가 다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할 무렵. 나는 한 손으로 치는 타자
자판기를 입수했다. 릴리의 손과 팔에는 아직 큰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난 학교
교장에게 릴리가 아직 어리긴 하지만 체육 수업 대신에 타자 수업을 받을 수
있는가를 물었다.
  교장은 그런 전례가 없고, 또 타자 교사가 이중으로 수고를 해야 하긴 하지만
직접 가서 부탁을 해보라고 말했다.
  타자반 교실에 들어섰을 때 나는 방 전체에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벤자민
프랭클린. 랄프 왈도 에머슨, 윈스턴 처칠 같은 위대한 인물들이 한 말이 벽마다
걸려 있는 것을 눈치챘다. 나는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교사는 자기가 한 손으로 타자치는 법을 가르쳐 본 적이 없긴 하지만
매일 점심시간에 릴리를 지도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했다.
  "덕분에 저 역시 한 손으로 타자치는 법을 함께 배우게 되겠군요."
  오래지 않아 릴리는 영어 과목 숙제를 모두 타자로 칠 수 있게 되었다. 그해에
릴리의 영어 교사는 소아마비 환자였다. 오른쪽 팔이 무기력하게 어깨에 매달려
있었다. 그는 릴리를 꾸짖었다.
  "네 엄마가 널 아기 취급하는구나. 릴리. 넌 성한 오른손을 갖고 있다. 그러니
숙제는 엄마를 시키지 말고 네가 직접 해야지."
  릴리는 웃으면서 영어 선생님에게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 전 한 손만으로 1분에 50단어를 타이핑할 수 있어요.
전 아이 비 엠에서 만든 한 손 자판기를 갖고 있거든요."
  영어 교사가 갑자기 풀썩 주저앉았다. 그는 천천히 말했다.
  "타자를 치는 것이 언제나 내 소망이었단다." 릴리가 말했다.
  "그럼 점심시간에 타자반으로 오세요. 제가 가르쳐 드릴께요."
  첫 번째 점심시간 레슨이 있고 나서 집에 돌아온 릴리가 소리쳤다.
  "엄마, 토니 다니엘이 옳았어요. 전 더 이상 장애인이 아녜요.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꿈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으니까요."
  오늘날, 릴리는 전세계에서 널리 읽히는 책 두 권의 저자이다. 릴리는 우리
사무실 직원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친다. 반쯤 잘려져 나간 왼손으로 마우스를
움켜쥐고서, 남아 있는 손가락과 뭉툭한 엄지손가락 마디를 사용해 능란한
솜씨로 우리를 가르친다.
  쉿! 귀를 기울여 보라! 당신은 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라! 내 말을 잊지 말라. 천사들은 결코 인사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만 메시지를 건넨 뒤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라?  하고 말할
뿐이다.
  도티 월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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