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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때로는 침묵하는 것입니다.

김필곤............... 조회 수 1573 추천 수 0 2007.12.07 10: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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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대학을 나와 국내 대기업에 취업한 정구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구시대의 유물처럼 융통성이 없었지만 성실하였습니다. 결혼할 때가 되었지만 자신 스스로 집을 마련하기까지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열심히 돈을 모았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시골 교회에 나갔던 습관이 있어 조그마한 지하 교회에 나가 어린 아이들을 돌보며 보람 있게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신앙의 친구들은 결혼도 해야 되고 좀더 좋은 신앙 문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큰 교회에 나가라고 종용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신앙이란 누리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 따라가는 것이라고 오히려 친구들을 가르쳤습니다. 회사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한 자매를 만났습니다. 서로는 결혼을 약속했고 자그마한 아파트를 마련한 후 결혼식 날을 잡았습니다. 현숙 자매는 행복한 결혼을 꿈꾸며 아파트 규모에 맞는 가구를 마음 속에 그리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현숙의 아버지가 부도로 인하여 쓰러져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혼의 아름다운 꿈은 무너졌습니다. 현숙은 결혼을 미루고 싶었습니다.

어느날 정구는 "현숙씨, 사실 그 아파트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현숙은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도 아무것도 없으니 파혼의 이유로 내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괜찮아요. 전 그 아파트에 채울 살림살이 하나도 준비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들은 가난하지만 지하 단칸방에서 신혼을 시작했습니다. 현숙은 남편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습니다. 남편은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적게 월급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남편이 시집 식구를 돕는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구질구질하게 지하 교회를 다니는 남편의 신앙태도도 싫었습니다. 다행이 아버지는 건강이 회복되어 사업은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현숙은 더욱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크고 좋은 가구를 살 수 있는데 집이 없었습니다. 결혼 전에 남편이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을 하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지하 단칸방에 산다는 것이 창피하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 몰래 시집에 돈을 빼돌리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현숙은 견딜 수 없어 친정 어머니에게 자신의 불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딸을 붙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사실은 네 남편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해서 이제까지 말을 못했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니 이제 내가 말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네 남편은 아무것도 해 갈 수 없는 우리 형편을 알고 네 마음 상할까 봐 아파트를 팔아 너의 아버지 빚을 갚아 주었단다. 그리고 병원비가 없는 우리 형편 알아 매달 자기 월급으로 아버지 병원비 대 주었어"

-열린편지/사랑은 때로는 침묵하는 것입니다/김필곤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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