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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은지 반장님

국봉희............... 조회 수 1357 추천 수 0 2008.04.04 08:17:49
.........
세 살바기 얌전한 은지는 구역모임에 따라오면 엄마 무릎에서 줄곧 잠들어 있곤 했다.
좀더 자라더니 동네 친구와 어울려 노느라 따라오지 않았다.
대신 엄마 휴대전화로 언제 오는지 수시로 물었다.
그런데 오늘은 똑딱똑딱 구둣소리가 요란해서, ‘새댁인가? 좀 늦는다 했는데’ 하며 봤더니 문을 열고 들어선 사람은, ‘반짝 구두’와 요리조리 틀어올린 머리, 빨간 볼의 은지였다.
콧김 씩씩거리는 은지 옆구리엔 스케치북과 화려한 색 사인펜이 끼워져 있었다.
엄마 말이 오빠가 유치원에서 상 타온 것을 욕심 내다 얼른 들고 온 거란다.
은지의 뽐내려는 얼굴 표정만 봐도, 이젠 많이 컸다 싶었다.
칭찬하는 나에게 한번씩 자랑하고 싶은 듯 쳐다봐가며 방바닥에 엎드려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기도합시다’를 시작으로 진행한 구역모임은 늘 그러듯, 복음 나누기에서 비껴가다 병역기피문제로 가더니, 왁자지껄 분위기를 다잡기가 곤란해져버렸다.
그때 은지가 벌떡 일어나 엄마에게 왔다.
“빨리 끝내!” 그 신호에 다시 진행, 찬송가와 기도가 끝나 다과시간으로 넘어갔지만 대화의 물결이 만만치 않았다.
딸아이 학교에 가야 할 나는 약간 조급해졌다.
또 순식간에 은지가 엄마에게 다가왔다.
“끝났으면 가아~.”
“응? 반장님 따로 계시네, 그래 그래.” 모두들 서둘러 일어섰다. 나도 같이 학교길로 나서는데, 엄마보다 앞장서서 스케치북을 끼고 열심히 걸어가는 은지에게
“은지 반장님, 다음 반모임에도 빠지지 말아요!” 하며 모두들 손을 흔들었다.
수줍어서 뒤도 안 돌아보는 은지와 우리는 하하 웃으며 길을 나누어 걸었다.
- 국봉희,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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