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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서 일하는 사람

박동현............... 조회 수 1917 추천 수 0 2008.07.11 14:09:45
.........
예수님의 아우들은 형님 예수를
'스스로 나타나기를 구하면서 묻혀서 일하는 사람'(요7:4) 정도로 알았습니다.
자신이 드러나기를 바라지 않고 묻혀서 일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은 좋은 세상입니다.
이 세상 곳곳에서 정말 훌륭한 일을 시작한 사람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한 훌륭한 일을 한 지 십여 년이 지나면
거의 예외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데 열심을 냅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남이 쉽게 할 수 없는 독특하고도 중요한 일을 시작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요즈음 말로 '뜹니다'.
한 번 떴다가 다시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계속 뜹니다.
날이 갈수록 더 높이 뜹니다.
그러다 보니, 그만 자신도 모르게 공중에 사는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에도 자주 나옵니다.
직접 써 낸 책, 남들이 그런 사람에 대해 쓴 책들이 날개 돋힌 듯이 팔립니다.
나라 안뿐만 아니라 나라 밖 곳곳을 다니며 엄청난 활동을 벌입니다.
모금도 대대적으로 하고, 이런 저런 기관도 세웁니다.
그런 분들을 따르는 사람들도 많아집니다.
그저 마음으로만 흠모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몸으로 와서 그 분들의 활동에 헌신하는 사람들도 늘어납니다.
그런데, 정작 그 자신은 그만
너무 너무 훌륭한 사람이 된 까닭에 자신을 가꿀 시간이 없어 보입니다.
남에게 배우기에는 너무 큰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충고나 비판을 해 줄 사람도 없는가 봅니다.

한 곳에 파묻혀 남이 알아주든 말든 아랑곳않고
그저 죽은 듯이 처음처럼 한결같이 일하는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너무 밖으로 나다니지 않고, 처음 시작했던 곳에서
그저 바보처럼 일하며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사는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죽기보다 더 싫어하는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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