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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빈 자리(2)

박동현............... 조회 수 1700 추천 수 0 2008.07.11 14:10:50
.........
한 쪽에는 세 사람이, 맞은 쪽에는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제 연구실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녁 햇살이 연구실 깊숙이 찾아들 때, 거기 홀로 앉아
그 자리에 앉았다 떠나간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보고,
가슴 털어놓고 나누었던 이야기를 기억해 보고, 그 귀중한 이름들을 떠올려 봅니다.
가정 문제로, 교회 문제로, 학업 문제로 고민하는 바를 그 자리에 앉아 털어놓은 사람들,
학생회에서, 동아리에서 치를 행사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상의하던 학생들,
학교 밖에서 열리는 이런저런 모임에 다녀온 느낌을 신나게 이야기하던 학생들,
뜻밖의 사고를 당한 동무의 어려운 사정을 알려주며 걱정하던 학생들,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아득한데 어떻게 달리 해결할 길이 없겠느냐고 어두운 표적으로 묻던 학생들,
한여름 스스로 피땀흘려 번 돈을 자기보다 더 어려운 학생들이 등록금으로 가져왔느라고 하면서 수줍게 흰 봉투를 내밀던 학생들,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성적을 이 정도밖에 주지 않으셨느냐고 조심스럽게 묻던 학생들,
학교 행정이 왜 이 모양이냐고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던 학생들,
견습 선교사로 인도로 간다고, 알바니아로 간다고 인사하러 온 학생들,
진로 문제, 사랑 문제로 상담하러 온 학생들,
유학 간다고, 이민 간다고 찾아와 아쉬운 작별의 말을 하러 온 사람들,
오랜 유학 생활 끝에 마침내 목적하던 바를 이루고 돌아왔다고 찾아온 사람들,
어디 마땅한 일자리가 없겠느냐고 부끄럽게 물어온 사람들,
곧 결혼하게 되었다고 예비 신부와 같이 찾아와 수줍게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
결혼 주례를 정중히 부탁하던 사람들,
신혼 여행을 잘 다녀왔느라고 빛나는 얼굴로 나타난 사람들,
서류 결재를 받으러 와 이런저런 문제를 의논하던 직원들,
학생과 학교와 교회와 신학과 사회의 문제를 두고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던 동료 교수들...
그밖에도 여러 사람이 이 자리에 앉아 기쁜 이야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때로는 눈물도 흘리고, 때로는 성경 말씀도 같이 보고, 때로는 함께 기도도 하고,
정다운 인사, 아쉬운 인사를 나눈 뒤 이 자리를 떠나갔습니다.

해거름에 연구실의 빈 자리에 앉아
맞은편의 빈 자리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앉았던 자리를 쓰다듬어 보며
이 자리에 앉았다가 돌아간 숱한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이 제 마음에 남겨두고 떠난 빈 자리를 느낍니다.
아니, 그들이 제 삶 가운데 채워준 그 '자리'를 느낍니다.
그리하여 감사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매우 크신 은혜와 하나님의 가이없는 사랑과 성령님의 교통하심이
이 존귀한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홀로서나마 간절히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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