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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씨앗:] 짧은 말씀, 깊은 생각 -제 216호

박재순............... 조회 수 1277 추천 수 0 2004.11.28 11: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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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호 / 2004 년 11월 27일 발행

오늘의 기도

하나님,
깨끗이 살고 깨끗이 죽게 하소서.
믿음과 사랑으로 살고
믿음과 사랑의 줄을 잡고 죽게 하소서.
살 때 죽음을 이기는 삶을 살게 하시고
죽을 때 내 삶이 죽음에 모두 삼켜 지지 않게 하소서.
살거나 죽거나 예수님 안에서
죽지 않는 참 삶을 살게 하소서.  

오늘의 말씀

율곡의 깨달음과 죽음

유동식은 한국적인 삶과 정신을 펼친 대표적 인물로 원효,
율곡, 함석헌을 들었다. 세 사람 다 자기 종교를 가졌으나
다른 종교 사상에 열린 자세를 가졌고, 사상과 실천을 아우
르는 종합적인 사상가였다.
율곡은 과거시험에서 아홉 번 장원을 했던 조선의 대표적
유학자였다. 어머니 신사임당에게서 학문을 배웠으며 16세에
어머니가 죽자 19세에 산에 들어가 불교를 공부했다. 산에서
참선하는 고승을 만나 “불가의 묘한 이치는 우리 유가에도
있다.”고 하자 노승은 “색을 초월하고 공을 초월했다는 말
이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고 물었다. 율곡이 「중용」에
“소리개는 하늘에 떠돌고 물고기는 물에서 뛰논다고 하였으니
같은 뜻이 아니겠느냐.”고 대답했다. 사람의 마음이 소리개처
럼 자유롭게 하늘에 떠돌고 물고기처럼 유연하게 물에서 뛰논
다고 풀이함으로써 마음의 자유로운 경지를 보였다.
스물이 채 안 되는 젊은 나이에 율곡은 이미 유교와 불교를
꿰뚫는 깊은 깨달음에 이르렀다. 나이 50이 채 못 되어 죽음을
맞는 모습도 의연하고 당당하다. 율곡이 세상을 뜨기 이틀 전에
바람과 눈보라가 몹시 일어 기왓장이 깨지고 날아갈 정도였다.
율곡은 베개를 안고 일어나 무릎을 꿇고 바로 앉아 “무슨 바람
이 이렇게도 세게 부느냐?”고 묻자 제자 유경이 “과히 걱정하
실 것 없습니다. 우연일 뿐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율곡은
"내가 본래 생사에 걱정하는 사람이 아니니 나도 우연히 물어본
것뿐이다.”라고 대답했다. 임종 때는 일어나 앉아 자리를 바로
잡고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의건을 바로 잡고 깨끗이 세상을
떴다. 여러 차례 재상을 지냈으나 남긴 재물이 없어서 친구의
수의를 빌려 입고 묻혔다고 한다.
한국에 기독교인들이 많지만 율곡처럼 깨끗하고 당당하게 죽는
이가 얼마나 될까? 깨끗이 죽는 이는 삶도 깨끗이 살았을 것이
다. 살고 죽는 일에 원칙과 윤리가 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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