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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愛國愛族) / 오정현

무엇이든 5113 ............... 조회 수 815 추천 수 0 2004.03.09 2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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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愛國愛族)

영화“실미도”가 관객동원에서 꿈의 자리수인 1,000만을 거침없이 돌파하였고, 얼마 전에 개봉된 “태극기 휘날리며”는 사상 최고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실미도의 기록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두 영화 모두 지나간 세월의 잔재로만 여겨졌던 이데올로기를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뜻밖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도 이 정도의 스펙타클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견스럽다는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들에 대한 미디어의 보도내용을 전제로 보면, 두 영화는 어떤 면에서 애국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상황보다는 해석을 우선시하는 작금의 경향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영화속에 나타난 이데올로기의 희극화와 너무도 가볍게 그려지고 있는 국가에 대한 존엄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손상된 균형감각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만일 이데올로기의 선택이 일순간의 분노의 감정 때문에 바뀌어 질 수 있는 것이라면, 또한 애국심이 개인의 이해관계에 제압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의미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애국심의 개념이 시대적 상황에 따라 탈색되고, 한때는 접촉하는 모든것을 칼날처럼 베어냈던 이데올로기가 흔적조차 희미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기독교인의 나라사랑은 어디에서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기독교인의 사회와 국가에 대한 무한책임의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은 사회와 국가의 실패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기독교인의 사명은 사회의 빛과 소금입니다. 사회와 국가의 실패는 기독교인의 빛과 소금의 역할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의 나라사랑은 성경에 나타난 중요한 뼈대 중의 하나입니다. 북 이스라엘이 앗시리아에 망할 때 이사야의 눈물이 있었고, 남 유다가 바벨론에게 망할 때 예레미야의 눈물이 있었습니다. 예레미야는 망해가는 이스라엘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애타는 심정으로 인해 주야를 눈물로 채웠습니다. 민족이 자랑스러울 때에는 환희를 느끼고, 부끄러울 때에는 울분을 드러내기는 쉽지만, 그 순간 국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소수의 사람들뿐입니다.

그렇습니다. 기독교인의 진정한 나라사랑은 격동된 감정에서 나오는 몸짓도 아니고, 냉소적인 방관도 아닙니다. 기독교인의 나라사랑은 무릎에서 나오고, 그 시작은 이웃울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목숨을 바치는 거창한 것은 아니라 해도 신호등을 잘 지키고, 거리의 휴지를 줍고, 이웃사람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것 자체가 큰 애국심의 시작입니다. 나라사랑의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처럼 아픈 자, 가난한 자, 사회에서 소외당한 자를 찾아가는 것이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작은 일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나라사랑을 통하여 새로운 역사의 주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후 2004년 3월 7일
  

사랑과 감사로  오 정현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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