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당신
지난주에 어떤 분이
저희 '경포호수'카페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새가 한 마리 있습니다.
'특새'라는 새 한 마리, 이름하여 14일 특별새벽기도.
고단하기 그지없는 이민생활에서도
앞자리를 찾겠다고 새벽 3시부터 서둘러
젖먹이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3,000 여명의 운집은
미국신문의 뉴스 초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른 첫 새벽부터의 교통체증,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불러모으고 있단 말인가요?
모두들 외형은 멀쩡한데
그 가슴들은 왜 그리도 고독하고 외로운지....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마냥 철없이 보이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이혼위기의 부모의 문제를 놓고
진로의 문제를 놓고
자신의 힘으로 버리지 못하는 나쁜 습관을 놓고
신분의 문제로,
도저히 감당 못할 인생의 모든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하늘 향해 부르짖는 처절한 기도소리를....
지금 우리나라 고교생 열 명 중 일곱 명이
우울증 증세를 갖고 있으며 또 그 중에 상당수가 자살까지
생각한다는 보고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옛 어른들이 들으시면 배부르니까
별 짓 다한다 하실 지 몰라도
이러한 외로움은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은 상황입니다.
요즘사람들은 분명 옛날에 비해
바쁘게 다양한 일을 하며 재미있게 사는 것 같은데
외로움은 그 때보다 더 많이 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털어 버리고자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 보기도 하고
애완동물과 관제인형을 분신처럼 사랑하기도 하고
또 여러 취미 생활을 해보기도 합니다.
분명 의식주가 해결되었고
또 문화적 욕구와 명예욕까지 채워보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오히려 더 커져만 가며 또 다른
그리움만 쌓여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요.
그것은 다름 아닌 '경제적 풍요'라는 이유가
첫째 원인이 된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한 일입니다.
일주일에 몇 명씩 제 사무실로 찾아오는
거리의 지존들(일명 거지)을 보면,
안경 쓴 사람, 키가 작거나 큰 사람 그리고
뚱뚱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적어도 신체적으로 볼 때
핸디캡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고
대부분 정상으로 보여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마치 화류계에 있는 여자 대부분이 미인이듯이
좋은 환경에 있던 사람들이 오히려 거지가 되기 쉬웠고
반면에 핸디캡이 많은 사람일수록 그것을 극복하고자
더 노력하여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등식은 도대체
무슨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요.
선교학적으로 보아도 지엠피가 만 달러가 넘어가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교회성장이
하강곡선을 이루듯이,
환경이 좋으면 좋을수록
이렇게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나태해져
상대적으로 외로움과 고독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불편이라는 언덕이 없는 세대.
고통이라는 바람이 없는 세대.
덕분에 정신은 썩어가고 있고
인생은 바람의 겨처럼 흔들려 오늘도 외로움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몰라 그것을 극복 하고자
더 바쁘게 살아보지만
...
외로움은 어느 덧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현대인이 외로움을 느끼는 두 번째 이유는
'사랑의 빛'이 막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사회면 뉴스에 나온 것처럼
지금 서울 시민이 하루에 햇빛을 본 시간이
평균 네 시간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빛에는 모든 생명체가 성장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일조시간이 자꾸 줄어들면
성장의 장애와 함께
우울증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우울증은 이렇게 빛을 적게 받는 것도
원인이 되고있지만 사실 더 근본적인 것은
마음의 빛을 막는 일들에 있습니다.
날마다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연재해들,
그리고 TV드라마, 인터넷, 스포츠, 복권 같은
이 시대의 변종문화들은 우리를 중독자로 만들어
현실에서 더 멀어지게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어느 덧
우리 내면의 빛을 막아놓기에
우리가 그렇게 목말라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어느 덧
절대자의 사랑의 빛에서 멀어지게 하므로,
우리는 그렇게 고독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결국은
우리 자아를 깨뜨리고
우리 가정을 깨뜨리고
우리 인생을 깨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는 인생이란 원래 외로운 것이기 때문에
외롭다라고 말하면 웃으시겠죠...
'대장금'의 작가가 극중에서
했던 말을 인용하며 인터뷰했습니다.
'궁(宮)은 외로운 곳이므로
다들 외로움에 지쳐 시기와 질투를 일삼고,
권모술수를 쓰는 것이라고...
그러므로 그들을 불쌍히 여기라고...'
어찌 궁녀들만 외로웠겠습니까.
대궐 안에 있던 왕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인간이 외롭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간의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외롭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고
그것을 이기려 몸부림 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외롭기 때문에
그나마 그 정도라도 사랑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인간은 절대로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요
절대자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Don't fear, for I am with you.
Don't be dismayed, for I am your God.
2004년 3월 8일에 강릉에서 피러한이 올립니다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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