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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글모음2] 망할놈과 흥할놈

가족글방 최광렬............... 조회 수 2495 추천 수 0 2004.06.04 18: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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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향기31호>

오늘 눅22:1-6을 읽었습니다.
도대체 왜 제자가 스승을 배반하여야했을까요? 제자의 배반에는 어떤 명분이 있었던  까요? 선생님의 인품이나 지도력, 모범됨, 섬김과 가르침에 우리가 미쳐 알지 못하는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내가 아는 선생님은 바다보다 너른 인품을 가지신 분입니다. 누구라도 품을 수 있는 큰 도량을 가지신 분이며 길이 아니면 가지 않으셨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말로 억지로 자기 권위를 세우지도 않으셨습니다. 제자로부터의 배반은 견딜 수 없는 아픔이었을 텐데도 성경에는 주님의 그 아픈 마음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세례요한이 말했지요.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망하리라"
그런데 요한도 망하고 예수님도 망하고 맙니다. 요한이 먼저 망하고 예수님은 조금 나중에 망했습니다. 예수님만 망한 게 아닙니다. 그를 좆던 제자들과 예수 정신으로 사는 사람들이 죄다 망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예수따르는 자=흥할 놈' 운운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망한 놈=예수 안따르는 자'이거나 '예수 덜따르는자'가 되버리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뭐 남들은 거창하게 목회라고 합니다만)도 사실은 '망할 짓'임에 분명합니다.
오늘 낮에는 애송이 전도사 시절에 함께 청년운동을 했던 형제가 찾아왔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변머리 없고 자기 앞가림 못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형제는 그때 함께 성경을 연구하며 받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감사해했습니다. 혹 그 말이 입발린 말이라하더라도 적잖게 위로가 된 것은 그만큼 속이 허했던 모양입니다. 그는 나름대로 전도가 밝은 기업을 꾸리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는 그 형제의 밝은 전망의 사업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내 '망할 놈과 망할 짓'만 생각했습니다. 형제의 '흥할 놈과 흥할 짓' 이야기를 호기심있게 들으면서도 내심, 속으로는 '흥할 짓은 도무지 못하는 이 망할 놈의 망할 짓'만 생각했습니다. *

□ 하늘교회의 담임목사인 최광렬 목사는 안양대와 동 대학원, 총신대 대학원과 선교대학원에서 신학수업을 받았습니다. '그루터기'와 '기윤실'을 통하여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에 동감하는 활동을 하였고, 인하대 의과대학의 CMF를 섬기기도 하였습니다. '주인보고 짖는 개', '교회가 잃어버린 기독교정신'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꽃동네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배영진 사모와 사이에 세희, 의협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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