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소나무...............
조회 수 61417추천 수 32004.10.23 09: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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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들에 서서*
나는 지금
가을걷이가 끝난 빈들에 서 있습니다.
눈을 들어 빈들을 보면서
나는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나의 부끄러운 모습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나는 지금 빈들에 서서
메마른 내 모습을 떠올립니다.
빈들은 곡식이 없어도
습기를 머금고 촉촉해 있는데,
나는 지금
가진 것이 없다고 마음까지 메말라 있습니다.
이제는 나도
빈들같은 마음이 촉촉한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지금 빈들에 서서
욕심이 가득 찬 내 모습을 떠올립니다.
빈들은 이렇게
모든 것을 내놓고 자신을 비우고 있는데,
나는 나이가 들면서 욕심도 함께 늘어나
만족과 감사를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나도 빈들처럼 욕심을 버리고
지금의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지금 빈들에 서서
허약한 내 모습을 떠올립니다.
빈들은 추운 겨울을 맨몸으로 부딪치는데,
나는 그 동안 새로운 일을 생각할 때마다 망설였고,
남 앞에서 괜히 움츠렸으며
조그만 실패에도 후회하며 괴로워했습니다.
이제는 나도 빈들처럼 어려움과 두려움에
당당히 맞서는 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지금 빈들에 서서
의심이 많은 내 모습을 떠올립니다.
빈들은 이렇게 믿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데,
나는 그 동안 의심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불안하게 살았습니다.
이제는 나도 믿고 내놓음으로
다시 채우는 빈들처럼 의심을 지우고
믿음의 색깔이 분명한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지금 빈들에 서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내 모습을 떠올립니다.
빈들은 이렇게 내년의 소득을 준비하고 있는데,
나는 바쁘다는 말만 생활 속에 가득 채운 채
아무 준비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도 빈들처럼
쉼을 얻으면서 앞날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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