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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3447번째 쪽지!
□ 랑케의 선택
독일의 역사학자 랑케(Ranke 1795-1886)가 연구에 몰두하다 피곤한 눈을 좀 식힐까 하여 산책을 나갔습니다. 랑케는 동네 골목에서 한 소년이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우유배달을 하는 소년이었는데 실수로 넘어져 우유병을 통째로 깨뜨린 것이었습니다. 소년은 깨진 우유병 보다도 그것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 더 걱정되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었던 것입니다.
랑케는 자신이 대신 배상해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얘야. 염려 말거라. 지금은 산책하는 중이라 내가 돈을 안 가지고 왔구나. 내일 이 시간에 여기로 나오면 내가 대신 우유값을 배상해 주마" 하고 소년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려 주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그는 한 독지가가 보낸 편지를 받았습니다. 랑케를 만나본 후에 역사학 연구비로 거액을 후원하고 싶으니 내일 당장 만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랑케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지만, 순간 소년과 한 약속이 떠올랐습니다.
그 후원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짐을 꾸려 바로 먼 길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소년과의 약속을 지킬 수가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랑케는 망설임 없이 편지를 썼습니다. "대단히 고마운 일이나 나는 그 시간에 다른 약속이 있어서 당신과 만날 수가 없습니다."
랑케는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 작고 가난한 한 영혼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에게는 역사학 연구보다 한 사람이 더 소중했던 것입니다.
랑케의 편지를 받은 독지가는 순간 기분이 나빠 화를 냈지만, 전후 사정을 알게된 후 랑케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한번도 만나본 일이 없는 그에게 처음 제안했던 액수보다 몇 배나 더 많은 후원금을 보냈다고 합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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