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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156】빵순이 빵돌이 빵타령
총각 때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던 저는 영등포에 있는 무슨 학원의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돈이 떨어졌습니다. 주머니 털어서 마지막으로 건빵 한봉지를 사 하루에 몇 알씩 먹으며 며칠을 버텼습니다. (하하 지금은 비실비실 웃고 있지만 저에게도 그런 눈물겨운 과거가 있답니다.)
빵이 너무 먹고 싶더라구요. 빵공장에 들어가서 일을 하면 빵을 실컷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 당시에 가장 큰 빵 만드는 회사였던 가나안제과라는 곳을 찾아갔습니다.(지금은 망해서 없어요)
그리고 취업이 되어서 한 3년 정도 열심히 빵 만들었습니다. 주로 케잌, 롤케익, 스펀지, 파운드 같은 고급빵을 만들었습니다. 많이 먹었냐구요? 에... 절대로 제가 너무 많이 먹어서 회사가 망한 것은 아닙니다.
결혼을 했습니다. 빵을 입에 대지도 않던 아내가 언제부터인가 빵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빵순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빵을 좋아하니 당연히 유전이 되어 아이들도 빵을 입에 달고 삽니다. 아이들은 아빠가 빵을 만드는 기술자라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한번도 빵을 만드는 것을 보여준 적은 없습니다. 뭐, 대가리의 성능이 별로라서 가물가물... 다 잊어버렸습니다. 정 해먹고 살 것이 없으면 제과점이라도 차려야 하는데...
밖에 나갔다가 들어올 때면 아내나 제 손에는 항상 빵이 들려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빵을 좋아하는 빵빵한 가족입니다.
빵 너무 많이 먹으면 몸도 빵빵해져요.^^ ⓒ최용우 2009.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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