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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탄 이야기

누가복음 정양모............... 조회 수 2747 추천 수 0 2008.02.26 23: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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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눅2:1-7 
설교자 : 정양모 신부 
참고 : 새길교회 
1. 마태의 예수 선사(先史 1-2장)

1) 예수 메시아의 족보(마1:1-17)
마태는 아브라함부터 예수 메시아까지의 족보를 내리 엮었습니다. 마태는 예수 족보를 3등분하여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가 14대이고(왕조이전 시대), 다윗에서 바벨론 유배까지가 14대이며(왕조 시대), 바벨론 유배에서 그리스도까지가 14대(왕조이후 시대)"라고 합니다(17절). 14는 길한 수 7의 곱 숫자입니다. 곱배기 길수가 삼 세번 겹친 끝에 예수 메시아가 탄생하셨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하나님께서 예수 메시아의 탄생을 각별히 계획하고 섭리하셨다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또한 이 족보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말고 조모 네명이 올라 있는데, 네 조모의 두 가지 공통점이 돋보입니다. 첫째, 조모가 이방인 여자이거나(다말, 라합, 룻) 또는 이방인 남자와 결혼한 적이 있습니다(밧세바). 둘째, 네 조모는 모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아들을 잉태했습니다.
(1) 가나안 원주민 다말이 유다의 장남인 엘에게 시집갔으나 후사 없이 엘이 죽었습니다. 수혼법에 따라서 시동생 오난에게 시집갔으나 오난 또한 후사 없이 죽었습니다. 수혼법대로 막내 시동생 셀라에게 시집가고자 했으나 유다는 막내마저 죽을세라 겁이 덜컥 나서 며느리더러, 막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친정에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막내가 어른이 되었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다말은 창녀로 변장하고 시아버지와 동침하여 베레스와 세라 쌍둥이를 낳았습니다. 형 베레스가 예수님의 시조입니다(창세기 38:6-30)
(2) 라합은 요단강 가까이에 자리잡은 아아시스 성읍 여리고의 창녀였습니다. 그녀는 여호수아가 보낸 이스라엘 정탐꾼 두 사람을 성벽에 붙어 있는 자기 집에 숨겼다가 창문에서 밧줄을 내려 성밖으로 도망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 보상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여리고를 점령하여 사람들과 가축들을 모조리 죽일 때 오로지 라합 가족만은 살려 주었습니다(여호수아 2-6장). 라합은 이스라엘 사람 살몬과 관계하여 예수님의 조상 보아스를 낳았다고 합니다(마태 1:5).
(3) 룻은 사해 동쪽 모압지방의 여자로서, 기근 때문에 베들레헴에서 모압으로 이주해 온 유대인 말론과 결혼했습니다. 남편이 후사를 두지 못하고 죽자,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를 모시고 남편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갔습니다. 거기에는 남편의 친족 가운데 보아스라는 부자가 있었습니다. 룻은 낮에 타작을 하고 저녁때 술을 마시고선 보릿가리에서 잠을 자는 보아스를 유혹하여 결혼하고 오벳을 낳았으니, 오벳은 다윗의 할아버지십니다(룻기 3-4장).
(4) 마지막으로 밧세바는 헷 민족 출신으로 이스라엘 군인이 된 우리아와 결혼했었습니다. 그런데 다윗 임금이 밧세바를 범하여 아기가 생기자, 불륜을 숨기려고 우리아를 라빠(지금의 요르단 왕국 수도 암만) 전투에서 전사케 하고 밧세바와 결혼했습니다. 그 죄의 벌로 다윗이 밧세바에게서 얻은 첫 아들은 병사했고, 둘째 아들 솔로몬은 성장하여 왕위를 승계 했습니다(사무엘하 11-12장).
우리네 도덕 관념으로는 예수님의 네 조모가 저지른 일을 나무랄 것입니다. 그러나 유대교 율사들은 이런 이야기들을 풀이할 때 불륜을 탓하기는커녕 오히려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로 여겨 찬탄해 마지않았습니다. 과거에 유대교 율사였다가 그리스도인이 된 듯한 마태 역시 같은 식으로 풀이했습니다. 아브라함에서부터 예수에 이르기까지 가계가 끊어질 위험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우선 아브라함이 백세, 그의 아내 사라가 구십세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기적적으로 이삭을 점지하셨습니다(창세기 18장). 그 이후에도 예수 메시아의 가계가 끊어질 위기가 네 차례나 있었는데, 위기의 순간마다 하나님께서는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그 가계를 이어주셨고(다말, 라합, 룻, 밧세바), 마침내 섭리의 극치에 이릅니다.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예수 메시아를 잉태하고 출산했다는 것입니다(마태 1:18-25). 이스라엘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예수 전에 예수 없고 예수 후에 예수 없을 정도로 예수는 아주 빼어난 인물이니만큼 그의 출생 역시 아주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누가는 예수의 족보를 3장 23-38절에 배치했습니다. 누가는 예수에서 시작하여 아담에 이르기까지 치켜 올라가면서 77대를 엮었습니다. 77대에도 7이라는 길수가 겹쳐 있습니다. 마태와 누가에 적힌 예수의 조상들을 비교해보면 절반 이상이 틀립니다. 두 족보는 모두 다분히 의도적으로 꾸민 것입니다. 누가는 예수께서 아담의 후손이요 하나님의 후예인 구세주임을 강조하고(누가 3:38), 마태는 그분이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후손인 메시아임을 강조합니다(마태 1:1).

2) 예수 메시아의 잉태와 탄생(1:18-25)
마리아가 요셉과 혼례는 치렀지만 부부관계를 맺기 전에 성령에 힘입어 예수를 잉태했다고 합니다. 이삭, 사무엘 등 이스라엘의 위인들은 부모가 연만하거나 어머니가 석녀였지만 하나님의 특별하신 배려로 잉태되었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보기에 예수 메시아는 저 위인들보다 훨씬 더 탁월한 지존인 까닭에 그분의 잉태도 지극히 특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메시아는 처녀에게서 태어난다는 성경말씀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임마누엘이라 하리라"(마태 1:23, 칠십인역 이사야 7:14). 마태복음서에 나오는 첫번째 예언과 성취도식입니다. 임마누엘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라는 뜻을 지닌 복합명사로서 메시아의 별칭입니다. 처녀가 메시아를 잉태한다는 예언이 칠십인역 이사야 7:14에 있는 만큼 예수께서 메시아인 이상 그분은 처녀 소생일 수밖에 없다고 그리스도인들은 추론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처녀 잉태는 사실보도이기 보다는 신앙진술(神學理)이라 하겠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처녀 잉태는 마리아론이 아니고 그리스도론이라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생리적 이변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가 메시아 지존이라는 뜻입니다.

3) 동방 점성가들의 예방, 이집트 피신과 나사렛 귀향(2장)
예수께서 태어나신 사실을 예루살렘 시민들과 헤롯 임금은 알아보지 못한 반면 동방의 이방인 점성가들은 이상한 별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메시아의 탄생을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80-90년경 마태가 복음서를 쓸 무렵 유대인들은 예수 메시아를 배척한 반면 이방인들은 대거 예수 메시아를 신봉한 사실을 바탕으로 꾸민 이야기입니다. 2천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예수께서 헤롯 대왕이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시절에 탄생하셨다는 기록(2:1)이 사실이라면 그분은 서기전 4년보다 앞서 태어나셨습니다. 헤롯 대왕이 서기전 4년 오아시스 도시 여리고에서 병사했기 때문입니다. 예수 탄생지를 예루살렘 남방 10Km 지점에 자리잡은 베들레헴이라고 하는데(2:1), 이를 사실 보도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아무래도 예수를 메시아로 본 나머지 꾸며낸 신앙진술(神學理)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사실 마태는 미가서 5장 1-3절의 예언이 성취되어 예수께서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셨다고 말합니다(2:6).
예수 아기가 헤롯의 학살을 피해 이집트로 피신했다가 나사렛으로 귀환했다는 이야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 이야기와 짝을 맞추어 꾸민 이야기입니다. 예수는 이스라엘 백성의 메시아로서 백성과 운명을 같이 한다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2. 누가의 예수 전사(前史 1-2장)

누가는 마태와 상관없이 예수의 잉태, 탄생, 성장과정을 엮었습니다. 그는 요한 세례자와 예수의 잉태, 탄생, 성장과정을 비교 서술하면서 요한도 훌륭하지만 예수는 비길 바 없이 탁월한 지존이라고 합니다.

1) 예수 구세주의 잉태(1:26-38)
마태 복음서에서는 어느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가 합방하기 전에 예수를 잉태하리라고 예고합니다(마태1:20). 누가복음서에서는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성령이 당신에게 내려오실 것이니, 곧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당신을 감싸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분은 거룩하다고 불릴 것이니, 곧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누가1:35)라고 예고합니다. 마리아가 요셉과 관계하지 않고 하나님의 거룩한 기운(聖靈=神氣)에 힘입어 예수를 잉태하리라는 말입니다.

2) 예수 구세주의 탄생(2:1-20)
마태의 예수 탄생기에서는 예수 메시아가 헤롯 왕 때에 유대 베들레헴에 태어나신 사실만 기술합니다(마태 1:25-2:1). 이와는 달리 누가는 예수 탄생 정황을 자세히 서술합니다(누가 2:1-20). 그 줄거리는 그리스도인이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갈릴리 지방 나사렛에서 살았지만, 시리아 총독 구레뇨는 이스라엘까지 다스렸는데 그가 이스라엘에서 호적등록을 실시한 해는 서기 6-7년입니다. 예수께서 헤롯 대왕 치세 때 태어나셨다는 기록(누가 1:5; 마태 2:1,19)이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다면 예수께서는 헤롯대왕이 여리고에서 병사한 서기전 4년보다 앞서 탄생하셨습니다. 또한 호적 등록하러 본관을, 곧 선조의 고향을 찾아갔다는 것도 허구입니다. 로마제국의 관례에 따르면 각자 거주지에서 호적등록을 했던 것입니다. 그럼 누가 또는 누가의 전승자는 왜 요셉과 마리아를 나사렛에서 베들레헴으로 끌어 내렸는지 그 동기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는 다윗의 후예 메시아인만큼 마땅히 다윗의 출생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생각에서, 해산날이 임박한 임산부 마리아가 350여리 남행을 강행했다고 서술했을 것입니다(미가 5:1=마태 2:6 참조).

3) 천사들의 환호, 목자들의 예방(2:8-20)
구세주가 탄생했는데 하늘에서고 땅에서고 기적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늘에는 천사들이 나타나서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땅에서는 사랑 받는 사람들에게 평화"라고 환호했다고 합니다. 이 환호성은 실은 유대계 그리스도교에서 부른 시가의 편린일 것입니다. 땅에선 천민으로 별시 받던 목자들이 밤에 천사의 지시를 받고 베들레헴으로 가서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를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누가의 예수는 소외자들의 구세주로 처신했는데, 그런 예수 모습이 이미 탄생 때 드러났다 하겠습니다.

4) 시므온과 안나의 예언(2:22-38)
마리아가 예수를 낳고 40일만에 정결례를 행하려고 예루살렘 성전에 갔더니 예언자 시므온과 예언녀 안나가 나타나 예수의 장래를 예언했다고 합니다. 예수는 구세주로서 "이방민족들에게는 계시하는 빛이요,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라"고 시므온은 예언했다고 합니다. 이 예언은 실은 유대계 그리스도교에서 부르던 노래의 편린입니다. 위인이 탄생하면 흔히 도사가 나타나서 아기의 장래를 예언하는 법입니다. 예로 순타니파타 경전에 따르면 석가가 탄생했을 때 아시타 선인이 나타나 석가 가문의 아기가 장차 성불할 것을 예언했다고 합니다.

5) 예수의 성장과 성전 순례(2:39-52)
나사렛에서 예수 "아기는 자라면서 슬기로 가득 차 튼튼해지고 하나님의 총애가 그에게 내렸다"(40절)고 합니다. 예수 아기는 몸과 슬기와 신심이 함께 자랐다는 것입니다. 요즘 말로 체육, 지육, 덕육에 있어 아무런 결함 없이 무럭무럭 자라났다는 뜻입니다.
나사렛 시골 소년 예수가 12세때 유월절을 맞아 예루살렘 성전에 순례 가서 예루살렘 석학들과 토론을 벌였는데 "예수의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총명함과 답변에 넋을 잃었다"(47절)고 합니다. 영웅 위인전에선 주인공을 으레 신동으로 묘사하는 법입니다. 예수의 부모가 예수 소년을 잃고 성전에서 겨우 찾아냈더니 예수 소년이 보이는 반응이 걸작입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제가 제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소년 예수께는 요셉 말고 또 다른 아버지, 곧 하나님 아빠가 계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가 발설한 맨 첫번째 말씀의 뜻은 심오합니다. 장차 예수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알리고 이룩하다가 종생할 것입니다.

3. 예수 성탄 연 월 일

으로마에서 살던 학자 수사 디오니시우스(Dionysius Exiguus)는 525년 부활절 달력을 작성하던 기회에 역사상 처음으로 예수 성탄 연도를 추산하여 서기연대를 만들어냈습니다. 그가 추산한 것보다 예수는 최소한 4년 앞서 탄생하셨습니다. 예수는 서기전 6-7년쯤 탄생하셨을 것입니다.
으로마에서 작성한 주교 사망록(Depositio episcoporum)에 보면 로마교회는 336년 12월 25일에 예수 탄생일을 지냈다고 합니다. 성탄 축일을 경축한 것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언입니다. 12월 25일은 로마시민들이 섬기던 태양신의 탄일이었습니다(Natalis Solis Invicti). 로마시민들이 창공의 태양을 섬긴 데 반해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정의의 태양"(말라기 4:2: 누가 1:78)으로 섬겼던 것입니다. 3세기 초엽 이집트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께선 5월 20일에 탄생했다고 생각했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Stromata 1,145,6). 요즈음 동방 정교회 대부분은 1월 6일에, 아르메니아 정교회는 1월 17일에 예수 성탄을 지냅니다.

4. 예수 성탄의 의미

중국인들이 뽐낼 때면 "공자 전에 공자 없고 공자 후에 공자 없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저를 흉내 낸다면 "예수 전에 예수 없고 예수 후에 예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볼 때 예수는 하나님 다음가는 지존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예수 그리스도와 인연을 맺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좀더 자세히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견주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이룩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입니다. 모름지기 그리스도인이라면 역사적 예수의 삶과 죽음을 회상하고 아울러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기를 받으면서 나날을 살게 마련입니다. 역사적으로 그분의 탄일을 밝힐 수는 없으나 크리스마스는 그분이 우리의 시간과 공간에 살과 피를 타고 오셨음을 기억하는 축일입니다. 성탄은 단순히 그분의 탄생을 기억하는 축일일 뿐 아니라 부활하여 현존하는 그분의 임재를 증득하는 축제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다짐합니다. 우리 삶 속에 예수 그리스도를 거듭 태어나게 하자고. 그러니 성탄은 우리가 예수를 닮기로 작심하는 명절이요, 우리가 작은 예수가 되기로 작정하는 명절입니다. 이런 뜻에서 하한주 신부(1909-1984)가 쓴 시편 "임 쓰신 가시관"의 후반부를 옮겨 적습니다.
이 뒷날 임이 보시고 하소서.
이 뒷날 나를 보시고 하소서.
이 세상 다할 때까지 당신만 따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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