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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다리, 예수님

에배소서 한완상............... 조회 수 2360 추천 수 0 2007.12.05 01: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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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엡2:13-17 
설교자 : 한완상 형제 
참고 : 새길교회 

올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습니다. 자연이 분노하듯 기후가 뜨거웠고 르완다 비극으로 여름은 더욱 더웠습니다. 그렇지만 지구 곳곳에서는 평화의 기쁜 소식도 들려 왔습니다. 이스라엘과 아랍간, 영국과 IRA간의 평화소식은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한반도는 아직도 긴장과 불신으로 가득한 냉전대결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저는 이번 여름에 카터 센터에서 열린 북미 기독학자회의에 참석하여 평화의 다리가 되신 예수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교훈의 핵심은 평화의 창조입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의 핵심을 십자가 신학으로 규정하였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평화, 인간과 하나님간의 평화, 사랑과 자연간의 평화가 이토록 절박하게 요청되는 시점에서 가 되신 주님을 다시 조명해보는 것은 적절하고 정당한 일입니다.

먼저 사도 바울의 십자가 신학부터 살펴봅시다. 그는 주님을 담을 허는 분으로 보았습니다. 먼저 그는 이방인과 유대인간의 엄청난 사회 심리적 거리, 차별의 거리, 긴장의 거리에 주목했습니다. 이방인들은 멀리 떨어져 살아야하는 존재로 차별 받았습니다. 이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 없애는 힘이 곧 십자가의 힘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주님은 인간과 하나님사이에 끼어 거리를 만들어내는 온갖 제도적 장치를 십자가의 은총으로 헐어버리십니다. 계급과 성(性)과 민족과 지역이라는 담으로 나누어진 인간들을 십자가의 은총으로 하나로 만드십니다. 차별의 담을 헐어버리시는 힘이 곧 십자가의 힘입니다.

저는 지난 5월에 남아프리카에서 de Klerk 부통령을 만났는데 그분이 이렇게 고백하더군요. "나는 베를린 장벽의 허물어짐을 보고 곧장 인종차별제도(apartheid)를 허물기로 결심하고 내 지도력을 발휘했지요." 그러한 그의 용단을 높이 평가해 그는 평화 일꾼의 자격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만델라 대통령도 훌륭한 평화의 일꾼입니다. 그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그분의 대통령 취임사에는 이러한 메시지가 나타납니다. "우리를 갈라놓은 큰 간격을 다리로 이어줄 순간이 이제 왔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것을 세울 때입니다." 무엇을 세워야 합니까? 사도 바울은 새 사랑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평화를 만드는 인간, 다리 역할을 하는 새 존재가 나와야 합니다. 여기 새롭다는 것은 양적(量的) 새로움(neos)이 아니라 질적(質的) 새로움(kainos)을 뜻합니다. 신형차(新形車)가 수만 대 생긴다고 해도 새로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긴장을 안정으로, 전쟁을 평화로, 증오를 사랑으로 변혁시킬 수 있는 새로움을 뜻합니다. 변증법적인 새로움입니다. 복음은 바로 이와 같은 질적 신선(新鮮)함을 안겨다주는 십자가의 힘을 증언합니다. 주님은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간격을 메워 주셨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인간, 새로운 삶, 새로운 역사, 새로운 구조의 지평(地平)을 열어 주십니다.
죄를 도말 하시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평화를
죄악을 제거하시어 인간과 인간 사이에 화평을
성장 탐욕을 제어하시어 인간과 자연간의 조화를
이룩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주님을 다리를 놓은 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리의 역할을 새삼 반추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다리는 서로 대립하고 있는 두 측을 긴밀하게 연결시켜 줍니다. 공간적 분단을 종식시켜 줍니다. 다리가 양측간의 교류, 협조의 길을 터줍니다.
(2) 다리는 언제든지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합니다. 다리가 벌떡 일어서면 긴장과 대립의 단절은 또 생기게 됩니다.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는 언제나 낮은, 겸손한 자세(low profile)를 지켜야 합니다.
(3) 다리는 짓밟히게 되어 있습니다. 많이 짓밟힐수록 다리의 역할은 빛납니다. 이것은 평화의 일꾼들은 단순한 위로(appeasement)로 만족해서는 안되고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함을 뜻합니다. 십자가를 지는 고통을 뜻합니다. 여기 짓밟히면서도 엎드려 있어야 하는 괴로움과 외로움이 있습니다. 밟히지 않는 판문점의 외로운 다리를 생각해 보십시오.
(4) 그러나 다리는 항상 튼튼해야 합니다. 특히 양측간의 거리가 멀수록 다리의 허리는 튼튼해야 합니다. 인간에게도 허리가 중요합니다. 힘이 그곳에서 나옵니다. 평화의 일꾼은 신념의 허리가 튼튼해야 합니다. 허리가 강한 사람만이 평화의 다리 노릇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5) 무엇보다 다리는 그 위에서 새로운 만남, 새로운 관계,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킵니다. 그리고 폭넓은 관용과 새로운 희망을 엮어 냅니다. 흑인과 백인이 거의 4세기동안 긴장, 갈등, 죽음과 죽임의 대치를 해왔던 남아프리카에서, 만델라는 흑백(黑白)간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냈습니다. 그리고 그 다리 위에서 관용의 새로운 관계를 창조해냈습니다. 흑과 백 사이에 있는 여러 색깔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자유지평을 열었습니다. 그는 신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국내의 평화와 국제적 평화를 이룩한 라고 불렀습니다. 무지개는 관용과 희망을 모두 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랑하는 자매 형제 여러분들,
십자가는 가장 위대한 다리입니다. 그것은 동서간의 긴장, 마찰, 증오, 전쟁을 종식시키는 다리요 그것은 남북간의 대결을 해소시키는 전방위적(全方位的) 다리입니다. 우리는 이 평화의 다리 되신 우리 주님 때문에 평화를 만드는 사람, 다리의 역할을 떠맡은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간에, 사람과 환경간에 평화를 만들뿐만 아니라, 사람과 하나님간의 평화를 만드는 일에 더욱 헌신해야 합니다. 우리가 능력 있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셨고 부활하셨기에 그 은총으로 다리의 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잊지 맙시다. 평화를 위한 노력 없이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평화를 만들어 내는 삶 그 자체가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입장권이 됩니다. 이 입장권은 십자가의 은총으로 이미 우리 손에 주어졌는데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할 뿐입니다. 십자가의 큰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새로운 삶을 살아 봅시다.

평신도 열린공동체 새길교회 http://saegilchurch.or.kr  사단법인 새길기독사회문화원, 도서출판 새길 http://saegi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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