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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전소의 이유 vs 특검의 취임 축하 면죄부

뉴스언론 내과 의사............... 조회 수 2507 추천 수 0 2008.02.20 0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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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세균감염으로 고름집(농양 혹은 종기)이 생기면? 의사는 항생제와 소염제를 처방한다. 그러나 고름집의 크기가 크고 피부 깊은 조직에 번져 있다면?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당연히 절개 배농술(incision & drainage)이라는 외과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쉽게 말해 고름집을 째고 고름을 짜내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현대의학에서 치료 원칙은 환자 신분의 귀천(貴賤)을 무시한다. 종기가 심하면 누구든 째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확인해 본 지식은 아니지만 조선시대 국왕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은 금기 사항이었나 보다. 항생제도 없던 시절, 몸에 종기가 생기면 칼로 째고 고름을 짜내야 나을 것이라는 생각은 의사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왕에게는 그런 행위가 절대로 허락되지 않았다는 거다. 결과는? 탕제나 고약으로 종기에 대처할 수밖에 없다. 변죽만 울리는 거다. 그래서 조선시대 국왕 중 선행사망 원인이 종기인 경우가 적지 않다. (드라마 '이산'으로 뜨고 있는 정조의 경우도 종기가 선행사망 원인이다.)    

먼저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숭례문 사망의 원인도 마찬가지이다. 숭례문 화재의 본질은 방화로 인한 목재건물 화재이다. 진화방법은? 그냥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건물 일부를 '째고' '발화부위 직접 방수'를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소방서도, 문화재청도 지엄하신 '국보 1호' 간판에 주눅이 들어버렸다. '건물의 귀천'에 '진화 원칙'이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 결과는 바로 숭례문 사망이었다.

BBK 특검 임명 당시 나는 서프 공간에서 주장했었다. 히딩크를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데려왔듯, 특별검사도 'CSI 수사대' 같은 외국출신 전문 수사인력으로 가야 하는 것이라고, 그렇지 않다면 특검은 하나마나 뻔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이다. 이른바 '꼬리곰탕 특검'으로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사실 이건 별로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다.)

노무현은 취임 초기 '검새'들을 해방시키면서 검찰이 어떤 권력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원칙에 충실하여 공명정대하게 사법정의를 구현하길 소망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삼성과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수호천사로서 눈물겨운 자원봉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결과는? 잡범이 대한민국을 접수한다.

종기가 번져가도 국왕의 몸에 칼을 대지 못한다. 눈앞에서 멀쩡한 건물이 불길에 휩싸여 가도 국보 1호라서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 공개석상에서 BBK로 돈 벌고 있다고 지껄인 광고 동영상이 존재함에도 대통령 당첨자라서 꼬리곰탕 처먹어 가며 취임 축하 면죄부를 진상한다. 그리하여 앞으로 5년간 수많은 종기환자가 죽어갈 것이고, 숭례문을 태워 먹은 불길은 들불처럼 번져가 대한민국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 것이다. 그 광란의 폭풍 속에서 가장 처절한 업보를 치르게 될 종자는 누구보다 심하게 썩어 문드러진 종기가 있음에도 '고귀한 신분' 덕에 절개 배농술 시행에서 열외혜택을 누린 바로 그 인간이 될 것이다.

내과의사 vs '애들은 가라~' 약장사

당뇨병을 진단하면 의사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환자에게 알려준다.

1. 당뇨병의 근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 그러나 생활습관 및 환경, 그리고 유전적 소인이 당뇨병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당뇨병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동반하는, 이른바 '대사증후군'의 하나로 인식되어야 한다.
4. 따라서 당뇨병뿐만 아니라 위에서 열거한 질환의 합병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5. 당뇨병의 치료는 결코 쉽지 않다. 환자와 의사가 함께 고민하고 대처해야 한다. 약물요법과 식이요법, 운동요법 모두가 적절하고 조화롭게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혈당 조절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보기 힘들어졌지만 '애들은 가라~'라는 대사로 상징되던, 이른바 '야메 약장사'들은 당뇨병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한다.

"몸에 기가 쇠한 거야, 그냥 내 말만 들어~ "

그러면서 요상한 약과 치료 기구들을 일단 무조건 구입하라고 권한다. 물론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약 먹고 기구를 사용하면 당뇨병은 확실히 나을 것이라고 그냥 윽박지른다.

초기 당뇨병은 자각증상이 없다. 그래서 의사가 말하는 1-5번까지의 내용은 어떻게 보면 장황하고 귀찮은 내용들이다. 찔러서 아픈 피검사도 자주 받아야 하고, 맛있는 음식 많이 먹지 못하고, 과음도 안 되고, 금연은 반드시 실천해야 하며, 매일같이 힘든 운동도 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사람이면 당연히 하고 싶은 일들은 못하게 하고, 정말로 하기 싫어하는 일들만 골라서 시킨다. 처음에야 그래도 의사가 하는 말이라서 따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는 없어진다.

반면 '야메 약장사 모델'은 이해하기 쉽고, 무엇보다 편하다. 그리고 약장사의 카리스마와 약과 기구들이 비싼 것을 보면 비싼 만큼 값을 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나의 지병인 당뇨병이 과연 개선되고 있는가?'라는 진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환자가 보기에 의사와 '야메 약장사'는 동격이다. 의사는 당뇨병이 나빠진다고 말하는데, 야메 약장사가 "너는 다 나았느니라."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혈당 수치로 대변되는 과학적 사실이 아닌 목소리가 크거나, 자신이 믿고 싶은 사람 말을 그냥 믿는다.

나는 지금 노무현과 이명박을 이야기하는 거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여러 지병을 앓고 있다. 노무현은 대한민국에 지병들에 대해 제대로 된 의사로서의 진단과 치료적 접근 방식을 보여 주었다. 그것이 참여정부가 우리 업계를 힘들게 했음에도 내가 '노빠'로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병이 심각하다면 진단과정과 치료과정도 힘겹고, 귀찮고, 짜증 날 수밖에 없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 노무현이 잘못한 일도, 잘한 일도 그 한 가지다. 치료자로서, 지도자로서 자신의 소임에 우직스럽게 충실했다는 단 한 가지 사실 말이다.

재미가 없어지면, 짜증 나고 귀찮아지면 당뇨병 환자는 나에게 향하던 발길을 끊는다. 그리고 '도사님'이나 '야메 약장사'를 찾아다닌다. 나도 '노무현 거부반응 증후군'의 타깃이 되는 거다. 다시 내 병원에 찾아오는 순간은 심각한 고혈당으로 인해 몸이 망가지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할 때 즈음이 될 거다.

비싸지만 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야메 약장사'에게 자신을 맡기는 순간, 사람들은 혹시 무엇인가 잘못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러나 의구심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병원에서의 짜증 나고 귀찮은 기억을 떠올리면서 화끈한 대사를 뱉어내는 '야메 약장사'가 그 비싼 약과 치료기구들로 자신을 고쳐주고 말 것이라는 맹신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위약효과'이다.

이명박 위약 효과, 이명박을 둘러싼 수많은 법적, 도덕적 공방들, 인수위가 보여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박함과 천박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잘 나가는 이유이다. 이명박 위약 효과가 탁월해서가 아니라, 이명박과 그의 진단과 처방이 '허당'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노무현의 진단과 처방, 그토록 귀찮고 짜증 나는 방법들을 다시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운하만 파고 영어만 신나게 지껄이면 대한민국은 저절로 세계 최고의 슈퍼강국이 된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교활한 '야메 약장사'가 이 나라 최고 권력을 거머쥐는 모양이다. 완전히 몸이 망가지기 전까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지 않는 환자들의 어리석음 앞에서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고뇌하고, 절망해야 하는가.

ⓒ 내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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