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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columnist.org |
■ 이규섭의 세상 엿보기(18)
후진국 병 말라리아
예전에는 말라리아를 '학질( 疾)'이라 했다. 동의보감 '내경'에는 '여름철 더위에 상하면 가을에 학질이 생긴다'고 기록해 놓았다. 고열·오한·두통 증세는 현대의학의 삼일열 말라리아 증상과 임상적 특성이 비슷하다. 말라리아는 48시간 간격으로 열이 난다고 해서 '하루 걸이'라고도 했고, 학질을 떼고 난 뒤에 어른이 되어 제구실을 할 수 있다하여 '제구실'이라는 병명을 부치기도 했다.
말라리아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 중의 하나다. 1960년대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아래 말라리아 박멸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친 결과 70년대 후반부터 거의 사라졌던 말라리아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해마다 2억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100∼2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1,799명으로 2001년 2,556명에 비해 30 % 정도 줄었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지난해 해외 말라리아에 감연된 환자는 35명으로 예방의 무신경을 드러냈다. 동남아·아프리카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여행이나 출장가는 사람 4명 중 3명은 말라리아 감염 위험을 알지 못했고, 여행자 중 97%가 항말라리아 약을 소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백신주사를 맞거나 약을 미리 복용하는 것을 소홀히 여긴 탓이다.
하지만 북한지역에서는 해마다 상당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해 퇴치 작업에 세계보건기구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10여년전부터 남한의 말라리아 환자 발생지역이 경기 북부와 휴전선을 따라 동서로 길게 분포돼 있었던 것은 북한의 모기가 넘어와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올 들어 처음 경기도 파주에서 말라리아 감염을 일으키는 원충 양성 모기가 확인됐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현상과 환경오염으로 모기의 천적이 줄면서 모기떼가 기승을 부린다. 장마로 물웅덩이가 많이 생긴데다 무더위가 계속돼 모기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얼마전 한 지자체에서는 모기박멸 아이디어로 하천에 미꾸라지를 풀어놓아 모기유충을 잡아먹는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말라리아는 후진국 병으로 불리는 만큼 토착화할 경우 국민보건을 위협할 뿐 아니라 위생이나 환경 후진국임을 드러내는 국가적 수치다. 당국의 철저한 방역대책이 요구되지만 여름철 위생관리와 건강은 스스로 지켜는 것이 상책이다.
모기는 주로 밤에 활동하므로 가급적 야간 외출을 삼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름철 휴가지에서는 긴소매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향수 등 모기를 유인하는 화장품은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가뜩이나 지루한 장마와 무더위로 짜증스러운 요즘 질병 없이 여름을 날 수 있도록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 담배인삼신문 2003.07.11
이규섭
여행작가·시인·칼럼니스트, 전 국민일보 논설위원
http://columnist.org/ky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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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섭의 세상 엿보기(18)
후진국 병 말라리아
예전에는 말라리아를 '학질( 疾)'이라 했다. 동의보감 '내경'에는 '여름철 더위에 상하면 가을에 학질이 생긴다'고 기록해 놓았다. 고열·오한·두통 증세는 현대의학의 삼일열 말라리아 증상과 임상적 특성이 비슷하다. 말라리아는 48시간 간격으로 열이 난다고 해서 '하루 걸이'라고도 했고, 학질을 떼고 난 뒤에 어른이 되어 제구실을 할 수 있다하여 '제구실'이라는 병명을 부치기도 했다.
말라리아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 중의 하나다. 1960년대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아래 말라리아 박멸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친 결과 70년대 후반부터 거의 사라졌던 말라리아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해마다 2억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100∼2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1,799명으로 2001년 2,556명에 비해 30 % 정도 줄었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지난해 해외 말라리아에 감연된 환자는 35명으로 예방의 무신경을 드러냈다. 동남아·아프리카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여행이나 출장가는 사람 4명 중 3명은 말라리아 감염 위험을 알지 못했고, 여행자 중 97%가 항말라리아 약을 소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백신주사를 맞거나 약을 미리 복용하는 것을 소홀히 여긴 탓이다.
하지만 북한지역에서는 해마다 상당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해 퇴치 작업에 세계보건기구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10여년전부터 남한의 말라리아 환자 발생지역이 경기 북부와 휴전선을 따라 동서로 길게 분포돼 있었던 것은 북한의 모기가 넘어와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올 들어 처음 경기도 파주에서 말라리아 감염을 일으키는 원충 양성 모기가 확인됐다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현상과 환경오염으로 모기의 천적이 줄면서 모기떼가 기승을 부린다. 장마로 물웅덩이가 많이 생긴데다 무더위가 계속돼 모기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얼마전 한 지자체에서는 모기박멸 아이디어로 하천에 미꾸라지를 풀어놓아 모기유충을 잡아먹는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말라리아는 후진국 병으로 불리는 만큼 토착화할 경우 국민보건을 위협할 뿐 아니라 위생이나 환경 후진국임을 드러내는 국가적 수치다. 당국의 철저한 방역대책이 요구되지만 여름철 위생관리와 건강은 스스로 지켜는 것이 상책이다.
모기는 주로 밤에 활동하므로 가급적 야간 외출을 삼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름철 휴가지에서는 긴소매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향수 등 모기를 유인하는 화장품은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가뜩이나 지루한 장마와 무더위로 짜증스러운 요즘 질병 없이 여름을 날 수 있도록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 담배인삼신문 2003.07.11
이규섭
여행작가·시인·칼럼니스트, 전 국민일보 논설위원
http://columnist.org/ky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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