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적었나보다
이름만으로 적혀진 사람이 기억나지가 않는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지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기억을 파헤쳐보아도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저 이름으로만 그 사람을 상상하고
오랜 연락번호가 세월처럼 희미하게
퇴색되어 있는 것을 볼 뿐이다
지금 이 번호로 전화 하면 이름만으로
내게 남은 사람들은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괜한 장난 끼가 발동하여 번호를 누르니
“여보세요.” “찰깍”
이름으로만 기억되는 사람이 갑자기 슬퍼졌다
나도 그 사람에게 슬픈 사람일까
오랜 수첩에는 슬픔이 있었다 / 박미림
쓸쓸히 홀로 걷는 이 길에 진실한 벗하나 있었으면
비 오는 날 우산 속에 나란히 걸어가고
햇살이 내리쬐는 날엔 그늘에 함께 앉아
세상사는 이야기 허물 없이 나눌 수 있는 그런 벗하나 있었으면
홀로 걷는 이 길로 둘이서 걸어 간다면
정녕 외롭고 어두운 길이 아닐 텐데
희미한 불빛 사이로 가로등 그림자 밟으며
처량하게 걸어가는 무거운 발 걸음 벗하나 있다면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진실한 벗하나 곁에 있다면
답답한 이 가슴 후련하게 속에 말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걸음으로 둘이서 걸어봤으면
홀로 걷는 이 길에 벗하나 있다면 / 유성순=자수정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사랑의 칼날에 베여 상처난 아픔을 간직한 채
주적주적 비 내리는 하늘아래서라도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아픔의 추억이 비가 되어 내 눈물과 함께 흐르고
잊혀진 기억들이 눈발로 어깨를 누를때도
지난날을 서글펐다 하지마라
내 죄는 사랑에 미흡했던 것이 아니라
표현에 미흡했던 것뿐이니
하지만 모를 일이다
그대가 나를 떠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대를 떠나가게 만든 것일지도
떠나가는 이의 가슴이 더 아플 수도 있다는 슬픈 가능성을
신앙처럼 간직한 바보가 되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 박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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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cket To The Moon - E.L.O.
첫 번째 글은 rabbit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Together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세 번째 글은 오렌지슬픔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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