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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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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omoon의 1248번째이야기

무엇이든 솔로문............... 조회 수 996 추천 수 0 2004.06.19 09:45:46
.........

비가 내립니다.

그 동안 무던히도 기다렸던 비가

소리도 없이 내 마음의 뜨락에 피어 있는

목련꽃들을 적시고 있습니다.


이런 날엔 지독히도 그리운 사람이 있지요.

목련꽃처럼 밝게 웃던 그사람.

가까운 곳에 있더라도

늘 아주 먼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


그 사람도 지금쯤 내리는 저 비를 보고 있을는지.

내가 그리워하는 것처럼

그 또한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는지.


설마 그럴 것 같지는 않아

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듭니다.


내리는 비는

내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파고듭니다.


그대가 지독히도 그리운 날.. / 이정하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날마다 내게 던져 내던 그 말들이 하나도 그른 것이 아니었음을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했던 행동들이 빈약한 것이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떠나와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내 곁의 당신, 마냥 작은 몸짓인 줄 알았는데

이처럼 소중하게 가슴을 치는 존재였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떨어져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내 안에 자리잡은 당신이 이토록 나의 가슴 한가운데에 있었음을

내 삶의 반은 이미 당신에게 있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마주하지 못하니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내게 보여주던 그 미소는 나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나에 대한 배려였음을

한 번도 내가 눈치 채지 못해 왔던 당신의 사랑이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떠올려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의 눈망울과 입술 너머 넘칠 듯한 사랑이 있었음을

그저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린

진정 아름다운 마음이 있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미루나무가 서있는 강 길을 걷는다.

강 건너 마을에 하나 둘 흔들리며 내걸리는 불빛들.

흔들리는 것들도 저렇게 반짝일 수 있구나.


그래 불빛, 흘러온 길들은 늘 그렇게 아득하다.

어제였던가. 그제였던가.

그토록 나는 저 강 건너의 불빛들을 그리워하며 살아왔던 것이구나.


바람에 흔들이는 나무들. 흔드리며 손짓하는

그 나무들의 숲에 다가갔다.

숲을 건너기에는 내몸은 너무 많은 것들을 버리지 못했다.


지나간 세상의 일을 떠올렸다.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들끓게 하였던 것들.

끝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갔던 것들.

신성과 욕망과 내달림과 쓰러짐과 그리움의 불면들.


굽이굽이 흘러온 길도 어느 한 굽이에서 끝난다.

폭포, 여기까지 흘러온 것들이

그 질긴 숨의 끈을 한꺼번에 탁 놓아버린다.


다시 네게 묻는다.

너도 이렇게 수직의 정신으로 내리꽂힐 수 있느냐.


내리꽂힌 그 삶이 깊은 물을 이루며 흐르므로,

고이지 않고 비워내므로 껴안을 수 있는 것이냐.

그리하여 거기 은빛 비늘의 물고기떼,

비바람을 몰고 오던 구름과 시린 별과 달과

크고 작은 이끼들 산그늘마저 담아내는 것이냐.


박남준 (나무, 폭포, 그리고 숲) 중에서


















이안 - 물고기자리



첫 번째 글은 반디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종달새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세 번째 글은 자작나무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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