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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omoon의 1271번째이야기

무엇이든 솔로문............... 조회 수 1020 추천 수 0 2004.07.19 17:52:30
.........

시드는 꽃을 어떻게 멈춰 세울 수 있는가

흐르는 강물을 어떻게 붙잡아둘 수 있는가

지는 저녁 해를 어떻게 거기 붙잡아 매 둘 수 있는가


가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 주위에는 많다

날아가는 새를 날아가던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 겨우 박제에 지나지 않고

지는 꽃을 가장 아름답게 꽃피던 모습으로 멈춰 세운 것이

조화인 것을 우리는 안다.


하늘을 잃어버린 새와 향기가 없는 꽃을 만든 것,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분명히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다.


분명히 둘이 서로 뜨겁게 사랑했는데

그 뜨겁던 사랑은 간 데가 없다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고 만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내 곁에서 멀어져가고 사랑도 빛을 잃어간다.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은 없으며

낡고 때묻고 시들지 않는 것은 없다.

시간의 강가에 영원히 붙잡아둘 수 있는 나룻배도 없으며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을 묶어둘 수 있는 어떤 밧줄도 없다.


세월의 달력 한 장을 찢으며 이렇게 또 나이를 먹는구나 하고

자신의 나이를 헤아려 보는 날이 있다.


벌써 내가 이런 나이가 되다니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날이 있다.

얼핏 스치는 감출 수 없는 주름 하나를 바라보며

거울에서 눈을 돌리는 때가 있다.


나도 조금씩 모습이 달라지는구나 하고 느끼는 날이 있다.

사실 가장 많이 변한 건 바로 나 자신인데

그걸 늦게서야 깨닫는 날이 있다.


살면서 가장 잡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그동안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붙잡아두지 못해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

흘러가고 변해 가는 것을

그저 망연히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이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시드는 꽃을 어떻게 멈춰 세울 수 있는가 / 도종환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 이정하















Rappers Against Racism - Question Of Color


첫 번째 글은 빅토리오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술로선 사랑을 버리지 못한다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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