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문정희/ 가을 노트
가을이 오는 길목 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 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 집니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했던 사랑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어서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물살 같이 빠른 세월따라 사랑도 그렇게 흘러 갈까봐
미루고 미루어 전하지 못한 마음 어린 짐승 날숨 같이 떨며
소리없이 그대를 부릅니다
가을이 온 뒤에도 지금처럼
높은 산과 긴 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바라 봐야만 한다면
꽃망울 속 노란 꽃가루 같이 가득한 그리움을 어떻게 할까요
갓핀 꽃잎같이 곱고
성당의 종소리 같이 맑으며
보름달 같이 밝은 그대는
작은 새의 깃털 같이 부드럽고
함박눈 같이 고요한 나라 입니다
아아, 가을이...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 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 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을이 나뭇잎에 안기기 전에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김 용 채 / 첫 가을 편지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몇가지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는지에 대해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하기위해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 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이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얼른 대답하기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말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냐고 물을 것입니다
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은
좋은 말과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 가겠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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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행 - 가을사랑
첫 번째 글은 데이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정원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세 번째 글은 ohu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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