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한참 흐른 후 완성되는 그림이
바로 사랑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에게 지금 그려진 나의 모습이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비에 의해 시작된 상념이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아 어디엔가가 무겁다.
비가 그쳤어.
바람도 불지를 않고.
비 온 뒤의 후즐근함만 건물 안을 채우고 있어.
항상 그랬듯이 나의 장날에는 언제나 손님들이 찾아왔고
장날이 지나면 자기의 공간으로 돌아가곤 했어.
빗물에 먼지가 씻겨 내려간다.
저런 모양으로 내 영혼도 청소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어두움 모두 쓸어가 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인 서정주가 여승 시인인 정혜영 스님에게
“왜 하필이면 여승이 되었소?”라고 물으니
그 분은 “....노을이 좋아서지요.”라고 또렷하게 대답했다.
어차피 길고 긴 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그 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되었지만,
나는 괴로웠다.
이 뜨거운 젊음 속을 통과하기엔 내가 가진 것들은
너무도 허약하기만 했다.
문정희 / 오늘 같은날
무엇보다 나를 괴롭힌 것은
살아갈수록 외로워할 시간이 줄어 들어가는 것 이었다.
나는 잃어버린 나의 외로움을 찾는 길을 택하고 싶었다.
내가 몸에 꼭 죄는 바지를 싫어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헐렁헐렁한 바지가 입고 다니기에도 여유롭고
벗을 때도 편하지 않겠는가.
외로움은 좀 헐렁헐렁할 때 생기는 게 아니겠는가.
외로울 때는 사랑을 꿈꿀 수 있지만.
사랑에 깊이 빠진 뒤에는 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사랑하고 싶거든 외로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에게 정말 외로움이 찾아온다면 나는 피해가지 않으리라.
외로울 때는 실컷 외로워하리라.
다시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안도현 / 산문집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 중에서...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너무 어렵게 이야기하며 살지 말자!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보고싶으면 보고싶다고.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하고 살자...
너무 어렵게 셈하며 살지 말자!
하나를 주었을 때, 몇 개가 돌아올까!
두 개를 주었을 때,몇 개를 손해볼까!
계산 없이, 주고싶은 만큼은 주고 살자...
너무 어렵게 등돌리며 살지 말자!
등 돌린 만큼 외로운 게 사람이니
등돌릴 힘까지 내어 사람에게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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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 - 오늘 하루
첫 번째 글은 해우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세 번째 글은 인터넷에서 찾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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