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밑줄을 그어 놓았을까
흑백영화속의 고르지 못한 화면위에 그어진 선처럼
책 속에 비가 내리고 있다
오래전 누군가 꼬깃꼬깃 접어가며
밤새 안고 뒹굴었을 흔적을 더듬어 갈수록
새옷에 묻은 허세가 떨어져 나가고
마른침 삼키며 떨리는 손끝으로 넘기던 책갈피 그 끝자락에
엷게 묻은 지문이 전이되어 오면
내게 오기까지의 시간이
징검다리 건너듯이 한 발 한 발 다가선다
갓 나온 조간신문처럼 아직 잉크냄새 마르지 않는 책들이
베고 나면 웃자라 있는 상추가 되어
쑥쑥 쏟아져 나오는 염증나는 풍요에
너덜해진 모습으로도 온기를 전해주는 손때 묻은 책들을 보면
문득 살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폐 몇 장에 먼지 소복이 앉은 다락방에서
쓸려 나왔을 책들을 품에 들이자
모든 새로운 것을 향한 욕망으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와진다
헌책방에서 / 허영숙
빨리 해야 할 것과 천천히 해야 할 것
내가 킬리만자로 등반을 하면서
평소처럼 "남보다 빨리, 남보다 먼저"를 외쳤다면
나는 아마 정상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주저 앉았을 것이다.
실제로 중요한 건
남과 비교해서 내가 얼만큼 왔는가가 아니라
내가 지금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힘을 제대로 축적하면서 알맞은 속도로 가고 있는가 하는
중요하고도 고마운 자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다면 남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가면서 무엇을 하는지 비교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지키는게 어렵지는 않겠지.
한비야 /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중에서
행복한 사람은 별다른 이유가 있어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마음이 따뜻하여 아이들이 모여 놀고 있는 놀이터 옆을 지나다가
발걸음 잠시 멈추고 그 초롱초롱한 눈동자와
새처럼 재잘거리는 소리에 사랑스러움 배어나와
웃음 한입 머금고 바라보며 행복한 것입니다
기쁘고 즐거운 사람은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 기쁜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 맑고 고와서 파랗게 물들어 가는 초목들 바라보며
그 아름답게 지으신 창조주 생각하며
모든 만물들도 감사함을 깨달아
덩달아 감사하여 가슴이 두근거리는 충만함에
온몸에 전율과 희열로 기뻐 하는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계산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이유도 없이 좋은 사람
미워 할래야 미워지지 않는 그런 고운 사랑으로
있는 모습 그대로 마음에 예쁘게 그려 담아
무지개같은 예쁜 설레임으로
행복하기를 바라고 기도하는 일입니다
정말 행복한 사람은 마음이 비워져 있는 사람입니다
욕심과 교만과 자랑과 세상것으로 채워진 자리엔
더 가치있고 아름다운 것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기에
진정 행복한 사람은 마음 주머니가 깨끗하게 비어 있어
늘 가장 소중한 것을 담아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나도 내 마음속을 씻어내고 씻어내고
허물을 벗어 버리고 벗어 버리고
맑고 정갈하게 가꾸고 싶습니다
내 영혼 투명하게 하늘을 담고 별을 심고
꽃을 피우고 행복의 씨를 뿌릴 수 있게....
|
Reves - Andre Gagnon
첫 번째 글은 사랑합니다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세 번째 글은 인터넷에서 본 글입니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