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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11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이강룡 / 웹칼럼니스트
어떤 글을 쓰기 전에 구글 같은 검색 엔진으로 한 번 검색해 본다. 이미 누군가 비슷한 글을 쓰진 않았는지.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미 누군가 했던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글 속에 해당 부분을 간략하게 인용하거나 원문으로 링크를 건다. 블로그에 수록된 글인 경우 글을 쓰고 나서 트랙백(어떤 글과 관련되는 내용을 내 블로그에 올린 다음 두 글을 서로 묶어주는 링크)을 보낸다. 이런 과정은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링크는 일상 속에서의 개념이다. ‘왔다가 안계시어 그냥 갑니다. 연락 주세요. 010-***’ 라는 택배사 직원의 메모도 링크이고, 상자에 찍힌 성주 참외 협동조합 주소도 링크이다. 단행본 도서에 사용되는 각종 주석도 물론 링크다. 최근에는 단행본들에도 참조문헌 속에 참조 링크 사이트 정보를 포함하는 경우도 많다. 웹페이지 간에 사용되는 링크는 이런 여러 종류의 링크들의 전자적 등가물이다.
링크와 하이퍼텍스트의 개념이야 월드와이드웹 이전부터 있어온 것이지만 웹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되면서 비로소 최적의 역할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현재의 의미에서 최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중들 사이에는 링크의 기능과 활용, 그리고 보다 향상된 링크 기능에 관한 고민과 토론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최호찬님(http://hochan.net)은 웹의 링크 방식이 예전에는 웹페이지를 서로 연결해주는 기능이었다고 하면, 현재는 커뮤니티와 만남의 기능으로 발전하고 있고, 관계와 정황을 만드는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링크의 종류와 그 활용 방식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웹 페이지 간의 연결뿐 아니라 인간관계로도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의 뚜렷한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킹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원문 작성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무분별한 전체인용, 이른바 ‘펌’ 이라고 불리는 행위에 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고, 나를 포함해 ‘펌’ 행위를 원론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김중태님(http://www.help119.co.kr)은 ‘펌질과 링크로 살펴본 원론과 방법론’ 이란 글에서 링크 기능의 원론적인 부분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펌’ 의 순기능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이 두 주장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토론과 모색 과정일 것이다. 실천적 사례를 보여주는 링크 웹진 ‘블로그강호’도 재미있다. 링크의 유용성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는 블로그 서비스 엔비(http://www.enbee.com) 이다. 다른 이들의 글을 구독하면 이를 기록으로 요약하여 남기고, 이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데 엔비는 이런 욕구를 충실히 만족시켜주는 신선한 형식의 블로그를 제공하고 있다.
링크의 단점 중 원문 웹페이지가 사라지는 경우를 지적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이를 해당 웹 문서가 웹 문서로서의 가치를 상실했기에 링크 또한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것이라고 본다. 만일 문서가 보존돼야 한다면 바뀐 링크로 연결될 수 있는 장치 - 또 다른 형식의 링크일 수도 있다 - 가 필요할 것이고, 당연히 서비스 제공자 쪽에서 이런 것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미디어 사이트인 경우 이 부분은 조금 더 강조될 수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그 색깔은 비슷할 것이다.
매킨토시용 사파리나 모질라 계열의 불여우(파이어폭스) 같은 브라우저의 탭브라우징 기능이나, 구글 검색과의 연결을 통해 최상위 검색결과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는 기능을 보며,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와 비교해 보면 링크의 역할과 기능에 관해 어느 쪽이 훨씬 더 많이 고민했고 그 고민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에 포진해 있는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재능과 아이디어 덕이다.
포털 사이트 같은 서비스 제공자도 새로운 방식의 링크와 기능에 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며,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중들도 자유로운 토론과 여러 대안 사례들을 제시하며 링크 방식에 관해 고민하고 있다. 이 둘은 분명 다른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한쪽은 댐에 가둔 물처럼 링크를 모으려고만 할 것이며 한쪽은 흐르는 강물처럼 자유로움이 넘치는 링크를 꿈꿀 것이다.
- <미디어오늘>
이강룡 / 웹칼럼니스트
어떤 글을 쓰기 전에 구글 같은 검색 엔진으로 한 번 검색해 본다. 이미 누군가 비슷한 글을 쓰진 않았는지.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미 누군가 했던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글 속에 해당 부분을 간략하게 인용하거나 원문으로 링크를 건다. 블로그에 수록된 글인 경우 글을 쓰고 나서 트랙백(어떤 글과 관련되는 내용을 내 블로그에 올린 다음 두 글을 서로 묶어주는 링크)을 보낸다. 이런 과정은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링크는 일상 속에서의 개념이다. ‘왔다가 안계시어 그냥 갑니다. 연락 주세요. 010-***’ 라는 택배사 직원의 메모도 링크이고, 상자에 찍힌 성주 참외 협동조합 주소도 링크이다. 단행본 도서에 사용되는 각종 주석도 물론 링크다. 최근에는 단행본들에도 참조문헌 속에 참조 링크 사이트 정보를 포함하는 경우도 많다. 웹페이지 간에 사용되는 링크는 이런 여러 종류의 링크들의 전자적 등가물이다.
링크와 하이퍼텍스트의 개념이야 월드와이드웹 이전부터 있어온 것이지만 웹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되면서 비로소 최적의 역할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현재의 의미에서 최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중들 사이에는 링크의 기능과 활용, 그리고 보다 향상된 링크 기능에 관한 고민과 토론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최호찬님(http://hochan.net)은 웹의 링크 방식이 예전에는 웹페이지를 서로 연결해주는 기능이었다고 하면, 현재는 커뮤니티와 만남의 기능으로 발전하고 있고, 관계와 정황을 만드는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링크의 종류와 그 활용 방식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웹 페이지 간의 연결뿐 아니라 인간관계로도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의 뚜렷한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킹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원문 작성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무분별한 전체인용, 이른바 ‘펌’ 이라고 불리는 행위에 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고, 나를 포함해 ‘펌’ 행위를 원론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김중태님(http://www.help119.co.kr)은 ‘펌질과 링크로 살펴본 원론과 방법론’ 이란 글에서 링크 기능의 원론적인 부분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펌’ 의 순기능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이 두 주장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토론과 모색 과정일 것이다. 실천적 사례를 보여주는 링크 웹진 ‘블로그강호’도 재미있다. 링크의 유용성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는 블로그 서비스 엔비(http://www.enbee.com) 이다. 다른 이들의 글을 구독하면 이를 기록으로 요약하여 남기고, 이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데 엔비는 이런 욕구를 충실히 만족시켜주는 신선한 형식의 블로그를 제공하고 있다.
링크의 단점 중 원문 웹페이지가 사라지는 경우를 지적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이를 해당 웹 문서가 웹 문서로서의 가치를 상실했기에 링크 또한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것이라고 본다. 만일 문서가 보존돼야 한다면 바뀐 링크로 연결될 수 있는 장치 - 또 다른 형식의 링크일 수도 있다 - 가 필요할 것이고, 당연히 서비스 제공자 쪽에서 이런 것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미디어 사이트인 경우 이 부분은 조금 더 강조될 수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그 색깔은 비슷할 것이다.
매킨토시용 사파리나 모질라 계열의 불여우(파이어폭스) 같은 브라우저의 탭브라우징 기능이나, 구글 검색과의 연결을 통해 최상위 검색결과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는 기능을 보며,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와 비교해 보면 링크의 역할과 기능에 관해 어느 쪽이 훨씬 더 많이 고민했고 그 고민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에 포진해 있는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재능과 아이디어 덕이다.
포털 사이트 같은 서비스 제공자도 새로운 방식의 링크와 기능에 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며,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중들도 자유로운 토론과 여러 대안 사례들을 제시하며 링크 방식에 관해 고민하고 있다. 이 둘은 분명 다른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한쪽은 댐에 가둔 물처럼 링크를 모으려고만 할 것이며 한쪽은 흐르는 강물처럼 자유로움이 넘치는 링크를 꿈꿀 것이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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