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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074]휴대전화기 디지털 탐험 끝

무엇이든 박강문............... 조회 수 1217 추천 수 0 2004.10.09 16: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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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4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새로 산 휴대전화기와 함께 한 디지털 탐험은 그리 오래가지 않아 끝났다. 초기에는 열광적이었으나 차차 식었다. 이제 최신형 전화기로 내가 하는 일은 전화 받기와 걸기, 전화번호부와 일정표 정리에 다시 한정되고 있다.

휴대전화기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는 불편한 점이 많다. 이메일 정도나 어쩌다 쓰다가 이것도 이제는 쓰지 않는다. 글이 좀 길면 능률이 말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전화기로 mp3 음악도 듣지 않는다. nate 사이트에서 mp3 곡을 내려받을 때마다 돈을 내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곡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내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것들을 옮겨서 들으려면 파일 전환을 해야만 하는데, 그것도 72시간만 유효하다. 음악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겠으나 불편하기 짝이 없다.

사진도 거의 찍지 않는다. 화질이 아무래도 전용 카메리만 못하니, 전화번호부에 넣을 얼굴 사진이나 찍는 것이 고작이다.

컬러링이란 전화기 색깔 칠해 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나한테 전화 걸 면 정해진 음악을 그에게 들려 주는 것이다. 1,200원 주고 한 곡을 신청해 쓰다가 며칠 안돼 그만 두었다. 생각해 보니, 상대방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도록 강요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던 것이다.

음악 방송을 듣겠다고 휴대전화기의 라디오 수신 기능에 걸었던 기대는 깨졌다. 지하철을 탈 때 듣고 싶었는데, 땅 속에 들어가면 방송 전파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가장 실망한 부분이다.

휴대전화기는 인터넷과의 만남에서 아직 편안하지 못하다. 나는 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일에서 급속도로 흥미를 잃었다. 특히 ‘휴대전화기로 음악 듣기’에 실망해서 딴 장난감 mp3 플레이어에 눈이 자꾸 간다.

- 파인드올 200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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